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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창작음악다방[29. 소나기와 별] #소나기와별 #7080창작음악다방 #노래로쓰는자서전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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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창작음악다방[29. 소나기와 별] #소나기와별 #7080창작음악다방 #노래로쓰는자서전 #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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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와 별]의 배경 설명 누구나 첫사랑이 있다. 이름은 희미해지고 나눈 말은 아스라해져도, 몸은 어떤 순간을 오래 기억한다. 함께 걸었던 길의 냄새, 몇 걸음 떨어져 걷던 거리, 한번 바라보고 들킬까 고개를 돌리던 순간…. 입술보다 가슴이 먼저 움직이던 그때의 감각은 세월 속에서도 선명하다. 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그 사람이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 알 것 같던 시절이었다. [소나기와 별]은 그런 첫사랑의 기억에서 시작한 노래다. 까만 교복을 입고 국어책을 읽던 시절, 황순원의 「소나기」와 알퐁스 도데의 「별」은 소년의 마음에 두 가지 풍경을 심어 주었다. 징검다리 너머의 수수밭과 목동이 올려다보던 은하수, 그 풍경 속에서 소년은 누군가를 아끼고 지켜 주고 싶은 마음을 배웠다. 사랑이라는 말을 입에 올리기도 전에 가슴이 먼저 그 뜻을 알아차렸다. 「소나기」를 읽으면 양평의 징검다리와 수수밭이 눈앞에 펼쳐졌다.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를 피해 수숫단 안에서 숨을 고르던 소년과 소녀. 두 사람을 따라 책장을 넘기는 동안 소년의 가슴에도 소나기가 내렸다. 「별」을 읽던 밤에는 프로방스의 뤼브롱산에서 양을 치는 목동이 되었다. 잠든 주인 아가씨가 깰까 숨을 고르고, 그녀의 곁을 지키며 까만 하늘의 은하수를 오래 바라보았다. 책 속의 소년과 목동이 느끼던 떨림은 어느새 소년의 것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책에서 배운 마음이 논두렁길 위로 걸어왔다. 하얀 윙 칼라 블라우스와 감색 주름치마 교복, 살짝 웃으면 드러나던 보조개와 하얀 이, 귀 밑에서 가지런히 찰랑이던 단발머리. 소년은 그 뒷모습을 따라 몇 걸음 떨어져 걸었다. 어깨와 손끝 사이에는 바람이 흐르고 있었는데, 온몸에는 짜릿한 전류가 번졌다. 한번 바라보고는 들킬까 고개를 돌렸다. 발밑의 흙과 풀잎을 내려다보며 무슨 말을 꺼낼까 고르는 사이, 가슴만 자꾸 빨리 뛰었다. 그 몇 걸음은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과 지금 이대로 오래 걷고 싶은 마음이 함께 머물던 자리였다. 세월이 흐르며 그날 나눈 말은 아스라해졌다. 논두렁길과 징검다리도 모습을 바꾸고, 저녁마다 밥 짓는 연기가 오르던 마을 풍경도 달라졌다. 그래도 그날 소년과 소녀 사이에 두었던 몇 걸음의 거리는 소년의 몸에 남아 있다. 그녀가 걸음을 옮기면 소년도 따라 옮기고, 조금 가까워지면 숨부터 고르던 그 리듬까지 기억한다. 오십 년이 흐른 지금도 그 길을 떠올리면 몸 어딘가에 작은 떨림이 인다. 그 뒤로 소년은 살아가며 사랑하는 법을 더 배웠다. 말을 건네고, 손을 잡고, 함께 울고 웃으며 한 사람 곁에 머무는 사랑도 알게 되었다. 그러다가 문득 까만 교복을 입은 그날이 어제처럼 떠오른다. 손끝이 닿기 전부터 온몸이 저려 오던 마음, 그녀를 향한 마음을 들킬까 봐 몇 걸음 뒤에서 조심스레 걷던 소년이 다시 가슴에서 숨을 쉰다. [소나기와 별]에는 그 시절 소년이 처음 배운 사랑을 담았다. 좋아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일이 눈부셨고, 가까이 있는 동안 그 사람을 아끼고 싶었던 마음. 수줍어서 서툴렀지만 그래서 더욱 뚜렷했던 떨림이다. 누구에게나 몸이 먼저 기억하는 순간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논두렁 너머 저녁 연기 위로 노을이 내려앉고, 조금 떨어져 걷던 두 사람 사이로 순한 별 하나가 떠오르던 순간, 소년은 지금도 그 별 아래에서 고운 단발머리의 뒷모습을 따라 걷는다. 몇 걸음의 거리를 가슴에 품은 채. 그것이 소년이 처음 배운 사랑의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