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졸 며느리가 통역을 뭘 알아” 팔조 원 사업 서명식에서 저를 비웃던 재벌 회장 시아버지… 제가 보증 책임 한 문장만 확인해 달라 하자 법무팀이 펜을 내려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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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졸 며느리가 통역을 뭘 알아” 팔조 원 사업 서명식에서 저를 비웃던 재벌 회장 시아버지… 제가 보증 책임 한 문장만 확인해 달라 하자 법무팀이 펜을 내려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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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졸 며느리가 통역을 뭘 알아.”
팔조 원 규모의 해외 사업 서명식에서 시아버지가 제게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저는 세강그룹 회장의 셋째 며느리, 윤서진입니다.
중학교를 졸업한 뒤 일찍 일을 시작했고, 오랫동안 중동 건설 현장에서 자재와 차량, 작업 일정을 조율하며 살아왔습니다.
결혼한 뒤에도 작은 기술지원 회사에서 제 일을 이어 갔습니다.
하지만 시댁에서는 제 경험보다 졸업장을 먼저 보았습니다.
이번 사업에서 저는 현장 용어를 설명하는 지원 인력으로 정식 참석했습니다.
서명식 직전, 상대측 대표가 주관사의 이행 보증에 관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통역된 내용은 우리 회사가 직접 맡은 부분만 책임진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현장에서 여러 번 들었던 표현은 조금 달랐습니다.
저는 제가 계약을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그 문장을 법무팀과 상대측에 다시 확인해 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시아버지는 사람들 앞에서 제 학력을 비웃으셨습니다.
그래도 저는 질문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상대측이 요구하는 책임 범위가 확인되자 법무팀은 서명 절차의 해당 부분을 잠시 멈춰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회의실이 조용해졌습니다.
그 뒤 확인된 것은 단순한 통역 실수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상대측은 마지막 협상에서 보증 범위를 더 넓히는 안을 제시했고, 그룹 내부 보고에는 아직 확인하지 않은 항목이 마치 정리된 것처럼 표현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계약을 체결할 권한도, 누군가를 대신해 조건을 받아들일 권한도 없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었던 일은 모르는 것을 안다고 말하지 않고, 확인이 필요한 부분을 담당자에게 전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일이 끝난 뒤 시아버지는 제게 본사에서 일할 자리를 마련해 주겠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가족에게 인정받기 위해 그 질문을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높은 직책보다 제 일을 제 이름으로 할 수 있는 삶이 필요했습니다.
오랫동안 가족 앞에서 말을 삼켜 왔던 한 여성이 자신의 경험과 한계를 모두 인정하며 다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