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댁 회갑 잔칫상 상석에 남루한 거지 여인을 앉히고 큰절을 올리자, 온 고을 양반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까닭 | 야담·민담·전설·설화·옛날이야기
등잔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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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댁 회갑 잔칫상 상석에 남루한 거지 여인을 앉히고 큰절을 올리자, 온 고을 양반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까닭 | 야담·민담·전설·설화·옛날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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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잔불 아래 도란도란, 잠 못 이루는 밤에 듣는 조선의 옛이야기. 등잔야담입니다.
차분한 낭독으로 하루의 피로를 내려놓고 편안히 잠드시길 바랍니다.
※ 본 영상은 AI 기술을 활용하여 제작한 창작물입니다.
「이 아이를 상석에 모셔라. 그리고 내 오늘 이 아이에게 큰절을 올릴 것이니, 자리에 앉은 이는 모두 예를 갖추라.」
온 고을의 내로라하는 양반들이 구름처럼 모여든 좌의정 강대감의 회갑 잔치.
대감이 손수 이끌어 상석에 앉힌 이는, 문전에서 밥을 빌던 남루한 거지 여인 하나였습니다.
해진 잿빛 무명옷에 헝클어진 머리, 손톱 밑에 때가 낀 그 천한 계집을
정승이 몸소 상석에 앉히고, 무릎을 꿇어 큰절을 올리려 하다니.
좌중의 양반들은 저마다 눈이 휘둥그레져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지요.
늙은 대감이 노망이 든 것이라 사람들은 수군거렸지만,
대감이 그 거지를 상석에 앉힌 까닭은 따로 있었습니다.
삼십 년 전, 눈보라 속에 죽어 가던 가난한 선비를 아무 조건 없이 거두어 살린 은인.
그 은혜를 갚기 전에는 눈을 감을 수 없다며 삼십 년을 찾아 헤맨 그 은인의 자취가,
바로 저 거지 여인이 목에 건 옥가락지 한 짝에 잠들어 있었기 때문이지요.
빌어먹던 거지 여인의 몸에 흐르던 뜻밖의 핏줄,
삼십 년의 세월을 건너 옥가락지 한 쌍으로 다시 이어진 깊은 인연,
그 은인의 집안을 무너뜨린 자가 감추고 있던 오래된 죄,
그리고 층층이 드러나는 여섯 겹의 반전.
가장 낮은 곳에서 남을 먼저 돌보던 아이가 끝내 가장 귀한 자리에 오르기까지,
오늘 밤 그 긴 이야기를 천천히 들려드립니다.
잠자리에 드시기 전, 운전 중에, 혹은 하루를 마무리하며
부디 편안히 눈을 감고 귀로만 들어 주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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