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리움은 빗물이 되어 오늘도 당신에게로 흐릅니다 / 빗물에 띄운 그리움 / 작사 작곡 나나형순 시인, 편집 강병주 시인
강병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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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그리움은 빗물이 되어 오늘도 당신에게로 흐릅니다 / 빗물에 띄운 그리움 / 작사 작곡 나나형순 시인, 편집 강병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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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에 띄운 그리움
나나형순
비 내리는 아침
말하지 못한 그리움
빗물 위에 조용히 띄워 보낸다
한 방울은 보고 싶은 마음
한 방울은 그리운 마음
또 한 방울은
끝내 전하지 못한 사랑이다
바람은 아무 말 없이 지나가고
빗물은 길을 따라 흘러가지만
내 마음은 아직도
당신이 머물던 계절을 걷고 있다
세월은 강물처럼 흘러도
추억은 빗방울처럼
가슴 깊은 곳에 내려앉아
조용히 파문을 그린다
그 빗물이
당신이 있는 하늘에도 내린다면
내 그리움 하나쯤은
당신의 마음에도 닿을 수 있을까
오늘도 나는
빗물에 그리움을 띄워
흐르는 시간 너머로 보낸다
언젠가 다시 만나는 날에는
그 빗방울이
한 송이 웃음이 되어 돌아오기를
비 오는 날마다
내 사랑은
빗물 위를 떠다니는 작은 편지가 되어
당신에게로 흘러간다
시평
이 시에서 비는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전하지 못한 사랑을 대신 운반하는 매개체입니다. 첫 연의
“말하지 못한 그리움
빗물 위에 조용히 띄워 보낸다”
에서 화자는 직접 사랑을 전하지 못합니다. 대신 빗물에 마음을 실어 보냅니다. 이 설정 하나가 시 전체를 이끌어가는 중심적인 은유가 됩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한 방울은 보고 싶은 마음
한 방울은 그리운 마음
또 한 방울은
끝내 전하지 못한 사랑이다”
입니다. 빗방울 하나하나에 감정을 부여함으로써 추상적인 그리움을 눈앞에 보이는 대상으로 바꾸었습니다. 반복되는 ‘한 방울’은 노래로 만들었을 때도 리듬과 감정의 상승을 만들어내기 좋습니다.
중반부의
“내 마음은 아직도
당신이 머물던 계절을 걷고 있다”
는 이 시에서 상당히 좋은 구절입니다. 세월은 앞으로 흘러가는데 마음만 과거의 어느 계절에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어지는
“세월은 강물처럼 흘러도
추억은 빗방울처럼
가슴 깊은 곳에 내려앉아
조용히 파문을 그린다”
와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시간은 흘러가지만 사랑의 기억은 가슴 안에서 계속 파문을 만든다는 구조입니다.
정서적으로 가장 높은 지점은
“그 빗물이
당신이 있는 하늘에도 내린다면
내 그리움 하나쯤은
당신의 마음에도 닿을 수 있을까”
입니다. 여기서 시는 단순한 회상을 넘어 닿을 수 없는 사람에게 보내는 간절한 질문으로 바뀝니다. ‘당신이 있는 하늘’이라는 표현 때문에 독자는 이별한 연인뿐 아니라 아주 멀리 떠난 사람, 혹은 다시 만날 수 없는 사람까지 떠올릴 수 있습니다. 그만큼 해석의 폭이 넓습니다.
마지막의
“빗물 위를 떠다니는 작은 편지가 되어
당신에게로 흘러간다”
는 첫 연의 ‘띄워 보낸다’를 다시 받아주면서 시를 원형으로 닫습니다. 그리고 그 편지가 언젠가 ‘한 송이 웃음’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넣어 슬픔으로만 끝내지 않은 것도 좋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 작품은 격렬한 이별시라기보다, 오래 품은 사랑을 조용히 흘려보내면서도 완전히 놓지 못하는 그리움의 시입니다. 따라서 작곡한다면 지나치게 절규하기보다는 빗물이 흐르듯 잔잔하게 시작하여 “당신의 마음에도 닿을 수 있을까”에서 감정을 크게 끌어올리는 방식이 잘 어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