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가 빵이 될 때 / When Flour Becomes Bread
OHKEN / AIKIDO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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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가 빵이 될 때 / When Flour Becomes B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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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SE 1]
밀가루를 쏟아 놓고
무엇을 만들까 생각한다
혼자서는 흩날리던 가루에
물 한 컵 길을 낸다
손끝에서 만나고 엉켜
보이지 않는 실이 자란다
글루텐은 작은 그물처럼
흩어진 서로를 이어 준다
급히 당기면 찢어지고
세게 누르면 굳어 버린다
접었다가 잠시 쉬어 가면
반죽은 다시 숨을 쉰다
오늘은 빵을 굽자
우리 사이에 빵을 굽자
서로 다른 손의 온도가
한 덩이의 온기가 되게
밀지 않고, 끊지 않고
함께 움직인 그 자리에서
새로운 길이 부풀어 오른다
[VERSE 2]
마주 앉은 두 사람도 그렇다
한 사람이 말을 꺼내면
다른 이는 서두르지 않고
그 말 뒤의 마음을 살핀다
한쪽이 말하기만 하면
목소리는 벽에 부딪히고
한쪽이 참기만 하면
마음 둘 자리가 없어진다
반죽을 접듯 말을 고르고
물을 더하듯 마음을 연다
서로 다른 하루가 닿는 자리
우리의 시간이 이어진다
‘날 선 말이 문을 두드려‘
가까운 사람을 아프게 한 다
옳고 그름을 따지던 입술이
“많이 힘들었구나” 말한다
잠시 쉰 반죽이 부풀듯
침묵 뒤에 다시 오는 말
“미안해, 내가 듣지 못했어”
식탁에 온기가 돈다
이제 빵을 굽자
우리 사이에 빵을 굽자
기다림의 불을 지나
갈라진 틈에서 향기가 난다
따뜻한 빵을 반으로 나눠
건네는 순간
반죽이 끝내 음식이 되듯
우리의 연결도 삶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