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대통령과 총리, 헌법재판소 놓고 정면충돌 [월드24/월드 이슈] / KBS 2026.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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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대통령과 총리, 헌법재판소 놓고 정면충돌 [월드24/월드 이슈] / KBS 2026.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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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집정부제인 폴란드에서, 대통령과 총리 사이 갈등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해외 순방에 나선 대통령이 전용기를 돌려 귀국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는데요. 어떤 상황인지, 최규연 외신캐스터와 짚어보겠습니다. 대체 무슨 일 때문에 대통령 전용기가 다시 돌아온 거죠?
[답변]
갈등의 무대는 헌법재판소였습니다.
현지 시각 지난달 30일, 폴란드 헌법재판소 앞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했는데요.
앞서 헌재의 한 재판관이 소장과 부소장의 직무를 일시 정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새로 선출된 재판관들의 업무를 막았다는 이유였습니다.
같은 시각 카롤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국빈 방문을 위해 세네갈로 향하던 중이었는데요.
비행기를 돌려 헌재로 향했고, 몸싸움 끝에 가까스로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헌재 소장 직무 정지의 배후가 투스크 총리라는 것이 나브로츠키 대통령의 주장인데요.
총리가 헌법기관을 강제로 장악하려 한다는 겁니다.
[앵커]
결국 헌재 재판관 구성을 놓고 대통령과 총리가 정면 충돌한 건가요?
[답변]
네, 위헌 결정권을 가진 헌재 재판관 구성을 서로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한 싸움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친유럽, 중도 성향의 현 투스크 연립정부는 지난 2023년 출범했고요.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는 보수 성향인 법과정의당의 지원을 받은 나브로츠키가 승리했습니다.
총리와 대통령의 진영이 완전히 다른 거죠.
총리가 행정을 총괄하지만, 대통령도 법률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일부 사법부 인사 절차에 관여합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투스크 총리 입장에서는 입법 성과를 위해 헌재 구성을 정부에 유리하게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도날트 투스크/폴란드 총리/31일 : "헌법재판소와 재판관들에 대한 공격은 폴란드의 법치주의를 무너뜨리는 또 하나의 사건입니다. 법과정의당과 두다 전 대통령, 나브로츠키 대통령이 주도해 온 과정입니다."]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오히려 투스크 총리가 헌법을 위반했다고 반격했습니다.
[카롤 나브로츠키/폴란드 대통령/3일 : "헌법재판소 앞에 배치된 모든 경찰관, 판사들의 직무 정지, 불법적인 명령, 총리실 측을 통한 헌법재판소 진입 등 모든 불법 행위에 대한 책임은 단 한 사람에게 있습니다. 바로 도날트 투스크 총리입니다."]
[앵커]
헌재 재판관 구성을 둘러싼 갈등은 상당히 오래됐다면서요.
[답변]
갈등의 뿌리는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지난 2015년 집권한 법과정의당은 헌법재판관 임명 과정에 개입해 논란을 불러왔습니다.
판사 임명 제도를 바꾸면서 정치권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비판을 받았는데요.
유럽연합이 사법부 독립 훼손을 문제 삼을 정도였습니다.
이후 2023년 정권이 교체되자 투스크 정부는 헌재를 겨냥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비판하며, 결격 사유가 있는 기존 재판관들을 배제해 왔습니다.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폴란드 외무장관/30일 : "헌법재판소는 지난 정부에서 정치화됐습니다... 기존 소장이 회의를 소집하지 않아 내년도 예산조차 처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대통령 측이 새로 선출된 재판관 5명의 선서 접수를 거부하며 맞섰고, 기존 헌재소장도 이들의 재판 업무 투입을 막으면서 총리와 대통령의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게 된 겁니다.
[앵커]
헌법재판소가 제기능을 못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 돌아가는 것 아닌가요.
[답변]
그렇습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국민의 기본권과 직결되는 만큼,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이 중요한 겁니다.
지난 2020년, 폴란드 헌법재판소는 태아의 이상을 이유로 한 낙태를 금지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후 폴란드의 낙태 규제는 유럽에서 가장 엄격한 수준이 됐는데요.
2023년 집권한 투스크 정부는 규제 완화를 약속했습니다.
지난달 20일 하원에서도 일부 규제 완화 법안이 통과됐지만, 나브로츠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 실제 시행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이에 여성들은 다시 거리로 나왔습니다.
[알렉산드라 말리셰프스카/폴란드 시위 참가자/22일 : "3년 전 우리는 새 정부가 뭔가 바꿔줄 거라 기대하며 투표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달라진 게 없습니다."]
헌재 판결을 둘러싼 논란에 정부와 대통령의 대립까지 겹치면서 시민들이 요구한 변화도 제자리걸음인 겁니다.
[앵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잖아요.
러시아가 이번 사법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면서요.
[답변]
폴란드는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서방의 군사 지원 물자가 거치는 핵심 통로입니다.
대통령과 총리 모두 우크라이나 지원에는 뜻을 같이하고 있지만, 러시아가 폴란드의 정치적 혼란을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특히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폴란드에서 '헌정 쿠데타가 진행 중'이라며 폴란드 야권과 같은 주장을 내놨는데요.
투스크 총리는 러시아가 온라인에서도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도날트 투스크/폴란드 총리/31일 : "이들이 전 세계 친러 세력의 지지를 받는 건 우연이 아닙니다. 이번 갈등에서도 러시아 봇들이 온라인에서 이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다만 러시아의 실제 온라인 개입 규모는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이번 사태에 대한 보복으로 나브로츠키 대통령이 투스크 내각의 법안과 정책에 무차별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데요.
자칫 폴란드 국정 전체가 극심한 마비 상태에 빠질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입니다.
영상편집:변혜림 배규리/자료조사:전가영/영상출처:@prezydent(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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