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릇. 맨드라미 이야기
짱! 시니어 인생 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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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릇. 맨드라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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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무릇. 맨드라미 이야기... ☆
초가을의 문턱.
나의 작은 꽃밭은 한해중 가장 진한 붉은색으로 물든다. 꽃무릇. 맨드라미의 당당한 불꽃이 동시에 절정을 이룬다.
나의 꽃밭이 올해도 대풍이었다는 소식은 단순히 꽃이 많이 피었다는 의미를 넘어,
한해를 성실하게 살아 낸 삶의 증거이기도 하다..
꽃무릇
꽃밭의 가장자리에 붉은 꽃이 피어난다.
잎은 보이지않고 가느다란 꽃대 끝에 붉은 꽃잎이 피어난다.
꽃무릇은 화려하지만 가볍지 않다.
선명한 붉음 속에는 쓸쓸함이 깃들어 있다.
이 꽃을 보며는 사랑과 이별, 기다림과 그리움이 있다
꽃말은,
'이룰수 없는 사랑' '그리움' ' 다시 만날수없는 사랑' 등이 있다.
꽃무릇은 꽃이 필때 잎이 없고, 잎이 돋을때는 꽃이 없다.
꽃과 잎은 한뿌리에서 태어나지만, 서로의 계절을 끝내 만나지 못한다. 그 모습이 마치 사랑하는 마음은 간절하지만 끝내 두사람의 이룰수없는 사랑이야기 같다.
꽃무릇은 여름의 끝과 가을의 시작 사이에서 핀다.
뜨거운 계절이 물러가고 찬바람이 다가오는 그 짧은 틈에서, 꽃은 가장 붉은 빛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아마도 그래서 꽃무릇의 붉음은 유난히 쓸쓸하다.
봄꽃처럼 설레지 않고,
여름꽃처럼 환하지 않으며,
겨울꽃처럼 고요하지도 않다.
꽃무릇은 지나간 시간을 뒤돌아 보게 하는 빛으로 피어난다.
이제는 돌아갈수 없는 계절을 향해,
마지막처럼 타오르는 불꽃처럼 피어난다.
꽃무릇앞에서 잠시 걸음을 늦춰보자.
붉은 꽃잎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를 둘어보자,
그리고 마음속에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억지로 밀어내지 말자.
그리움은 없어져야 하는 감정이 아니라,
사랑이 지나간 자리에 남는 조용한 흔적일때도 있으니까..
꽃무릇은 만나지 못하는 꽃이다.
그럼에도 꽃무릇은 해마다 다시 붉어진다.
누군가를 잊지 못해서,
혹은 언젠가 다시 만날수 있다는 희망을 품어서,
땅속 깊은 곳에서 조용히 생명을 준비한다.
우리의 사랑도 그러할것이다.
가을의 길목.
붉은 꽃무릇이 피어나는 날이면,
우리도 잠시 멈춰서서 지나간 사랑과 고마웠던 인연을 조용히 떠올려보자.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해도 같은 뿌리에서 살아 가듯,
우리 마음속의 사랑도 사라지는 대신 다른 모습으로 남아 또 하나의 계절을 피워 낼테니.....
*맨드라미
초가을의 꽃밭에 맨드라미가 피면,
꽃밭은 잠시 불을 밝힌 듯해진다.
붉은 꽃은 고개를 숙이지 않고 하늘을 향해 서 있다.
누군가는 그 모습을 보고 닭의 볏을 닮았다고 했고,
누군가는 오래 견딘 마음이 마침내 피워 올린 불꽃이라고 했다.
맨드라미는 화려하지만 가볍지 않다.
가까이 들여다 보면 벨벳처럼 부드러운 꽃곁안에 수 많은 작은 꽃들이 포개져 있다.
한 송이의 붉음은 사실 수 없이 많은 생명과 시간이 겹쳐 만들어 낸 빛이다.
그래서 맨드라미는 볼수록 단순한 꽃이 아니다.
맨드라미의 꽃말은,
'열정' '불타는 사랑' '시들지 않는 사랑' 이다.
맨드라미는,
자존심. 기개. 당당함의 이미지도 함께 깃들어 있다.
초가을,
맨드라미 앞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된다.
맨드라미처럼 그저 그 자리에 오래 서 있으면 된다.
뜨거운 계절을 지나온 마음은 저마다 하나의 꽃을 품고 있다.
누군가는 그 꽃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다.
너무 오래 기다렸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삶은 조용히 붉은 꽃을 피워 낼 준비를 하고 있는지 모른다.
맨드라미가 나에게 말한다.
사랑은 늘 젊고 눈부신 모습으로만 남는것이 아니라고,
때로는 주름지고 거칠어진 마음속에서 더 깊은 붉음으로 피어난다고,
그리고 한번 진심으로 사랑한 마음은 시간이 흘러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고...
초가을의 꽃밭에 맨드라미 꽃 앞에 잠시 걸음을 멈춰보자.
붉은 꽃의 주름 사이로 오래된 이야기가 보일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기다렸던 날들,
끝내 놓지 못한 사랑,
다시 일어서고 싶었던 순간들,
맨드라미는 그 모든것을 기억하는 꽃이다.
그래서 이 꽃의 가장 아름다운 꽃말은 어쩌면 이것인지도 모른다.
" 나는 아직 피어 있다 "
꽃무릇. 맨드라미가 지고나면,
이제 꽃밭은 겨울을 맞을 준비를 시작한다.
화분들을 실내로 옮기고 땅속 구근을 보호할 월동준비를 마치면 나의 마음은 다음 계절을 향해 간다.
1월 강추위가덮칠때, 부산 부랄친구 삼총사는 따뜻한 치앙마이 근교 람빵으로 반달살기를 떠난다.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새로운 일상을 준비하는 여행,
그것은 꽃무릇이 땅속에서 다음 봄을 준비하듯,
나 자신도 잠시 멈추어 숨을 고르고 다시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인것이다.
떠나야 할때 떠나고,
멈춰야 할때 멈추며,
지나간 인연을 그리워 하면서도..
" 나는 아직 피어있다 "
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