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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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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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뜨겁다〉
누가 가을을
쓸쓸하다 했나
저렇게 눈부신데
저렇게 뜨거운데
하늘은 더 높아지고
햇살은 아직 뜨겁고
바람에 흔들리는 낙엽은
금빛으로 반짝인다
산들은 새 옷을 입고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나무마다 가득한 열매
올해의 시간을 자랑한다
누가 가을을
쓸쓸한 계절이라 했나
봄보다 붉고
여름보다 눈부신데
겨울이 오기 전
마지막 온기를 불태우며
세상에서 가장 화려하게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간다
가을은 뜨겁다
나도 어느새
가을에 서 있구나
봄 같은 날 지나
뜨거운 여름도 지나
조금 느려졌지만
내 가지는 더 단단해졌고
내가 키운 열매들이
세상을 향해 자라고 있다
누가 중년을
저무는 때라 했나
내 앞의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은데
멋진 옷으로 갈아입고
내가 살아온 날을 자랑하며
내 인생 가장 눈부신 계절을
지금부터 살아갈 거야
나는 아직 뜨겁다
겨울 이야기는
아직 하지 말자
오늘의 햇살이
이렇게 따뜻한데
남은 날을 세기보다
오늘을 더 사랑하자
열매가 가장 달아지는 건
바로 이 계절이니까
누가 가을을
쓸쓸하다 했나
산은 가장 아름답고
하늘은 가장 맑은데
누가 내 인생이
저물어 간다고 했나
나는 이제야 알 것 같아
지금이 나의 절정이라는 걸
겨울이 언제 올지는
나는 궁금하지 않아
오늘의 햇살 아래
마음껏 빛나면 되니까
가을은 뜨겁다
그리고
나도 뜨겁다
낙엽 하나
햇살에 빛난다
나도 그렇게
오늘을 빛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