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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석날 서당 책을 몽땅 내다 넌 까막눈 사환, 훈장 손자는 "책을 망친다"며 달려왔다

토끼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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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석날 서당 책을 몽땅 내다 넌 까막눈 사환, 훈장 손자는 "책을 망친다"며 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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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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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끝난 칠석 무렵, 옛사람들은 집 안의 책과 옷을 꺼내 볕과 바람에 말렸다고 합니다. 이것을 포쇄라고 불렀지요. 한 달 가까이 비를 머금은 책장에는 곰팡이가 피고 좀이 슬기 쉬웠기 때문입니다. 마른 쑥 잎을 책 사이에 끼우고, 해가 지기 전에 거두어들이는 것까지가 하루 일이었다고 전합니다. "훈장님, 오늘 하루만은 서고 책을 전부 마당에 내다 널게 해 주세요!" 경상도 안동 낙강 가 솔밭골 서당. 글을 한 자도 읽지 못하는 열여섯 살 사환 석이는, 훈장이 집을 비운 칠석날 아침 서고의 책을 한 권도 남김없이 마당 멍석에 펼쳐 놓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웃었고, 할아버지 책을 누구보다 아끼던 훈장 손자 재익은 "책을 망친다"며 달려왔지요. 이 이야기를 만들며 저는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날마다 서고 문을 열던 아이의 작은 버릇을 오래 생각했습니다. 아끼는 것일수록 꼭 닫아 두기보다 숨 쉴 틈을 열어 주어야 오래 지킬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배움은 마루 끝에서도 시작된다는 것을 담고 싶었어요. 석이와 솔밭골 서당은 지어낸 이야기입니다. #칠석 #포쇄 #토끼담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