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성 문학TV] 가을 햇살 -솔빛 정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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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성 문학TV] 가을 햇살 -솔빛 정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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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햇살 / 정기성
가을 햇살은 더 이상 말을 얹지 않고
제 몫의 온도를 품고 가는데
우리는 그 아래 그림자의 체온을 재고
억지로 사연을 만들어 울타리를 칩니다
욕망과 가식으로 바느질하며
무거운 거적을 성채처럼 둘러메고
그 안에서 덥혀진 체온을 온도라 믿으며
어두워지는 비탈길을 걸어갑니다
그러나, 가을볕이 거적의 깊이에 도달하면
촘촘히 여민 틈새를 따라
실밥마다 헤진 자리가 드러납니다
평생을 덧대어 지켜온 것들도
이 계절의 빛이 통과하는 순간만큼은
평등한 눈길 앞에
스쳐 지나는 짧은 그늘입니다
나이가 든다는 건
어깨를 누르던 거적이 헐거워져
잊고 살아온 맨살의 체온으로 돌아가는 일
오늘은 유독
황톳땅이 포근하고
가을 하늘이 정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