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의 무게
음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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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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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곱 시, 식은 국
문 앞에 놓인 구두 한 켤레
괜찮냐는 말 대신에
오늘도 잘해야지, 그 한마디
거울 속 셔츠의 구김 하나
손톱으로 몇 번을 펴고
내 이름 뒤에 붙은 기대를
목 안쪽으로 삼켜 넣어
넘어지면 안 된다고
늦으면 안 된다고
작은 실수 하나에도
내일의 값이 매겨져
나는 누구의 기준인가
몇 점을 받아야 잠들까
웃고 있는 얼굴 아래
무거운 하루가 접혀 있어
잘하고 있다고 말해줘
아니, 잠깐 쉬어도 된다고
기대의 무게를 내려놓으면
내가 나로 남을 수 있을까
단체 사진 맨 뒷줄에서
어깨를 반듯하게 세우고
축하한다는 전화 너머
엄마의 숨을 먼저 듣고
친구들은 앞서 가는 것 같고
달력은 빈칸을 허락하지 않아
원하는 게 뭐였는지조차
이룬 것들 사이에 묻혀 가
실망시키면 안 된다고
멈추면 안 된다고
누군가 정한 속도로
내 심장을 몰아세워
나는 누구의 기준인가
몇 점을 받아야 잠들까
웃고 있는 얼굴 아래
무거운 하루가 접혀 있어
잘하고 있다고 말해줘
아니, 잠깐 쉬어도 된다고
기대의 무게를 내려놓으면
내가 나로 남을 수 있을까
오늘은 답을 미뤄도 돼
불 꺼진 방에 등을 기대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은 채
숨이 돌아오는 걸 기다려
내일의 나를 구하는 건
더 세게 달리는 일이 아니라
금이 간 마음 한가운데
작은 자리를 비워두는 것
나는 누구의 기준인가
이제는 묻지 않을래
완벽하지 않은 두 손으로
내 하루를 다시 받아 안을게
잘하고 있다고 말해줘
내 목소리로 말할게
기대의 무게를 내려놓아도
나는 여전히 나로 남아
식은 국, 접힌 셔츠
오늘은 천천히 문을 닫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