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플라맹고
Dr B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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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플라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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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B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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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한 뼘 더 멀어지고
바람은 옷깃을 스쳐 가고
여름의 뜨거운 숨결 너머
가을이 살며시 걸어오고
산에는 물감을 풀어놓고
붉은빛 노란빛 번져 가면
이름 모를 작은 오솔길에도
가을 마른 햇살이 내려앉고
개울물은 바닥까지 비치고
조약돌은 속살을 드러내고
졸졸졸 흘러가는 저 물소리
무슨 이야기를 속삭이는지
귀뚜라미 밤을 깨워 노래하고
풀벌레는 합창을 시작하고
세상은 그저 조용하기만 한데
벌레들만 신이 나서 떠들고
아, 가을은 그렇게 깊어간다
산 너머 하늘 너머 깊어간다
비워낸 마음마다 바람이 들고
작은 행복은 하나씩 익어간다
아, 가을은 그렇게 물들어 간다
우리의 하루하루 물들어 간다
느릿해도 괜찮은 계절
마음이 풍성해지는 가을
황금빛 들녘을 바라보면
벼이삭은 졸음이 쏟아지고
무거운 머리를 꾸벅꾸벅
바람에 기대어 졸고 있고
논두렁 길을 걷는 사람들
말없이 하늘을 올려다보고
무슨 사연 하나씩 품은 듯이
발걸음마저 느려져 가고
담장 위 호박은 노랗게 익고
감나무 가지엔 해가 걸리고
마당 한쪽 강아지마저
따스한 햇살에 눈을 감고
멀리서 들려오는 풍년가 소리
어머니 손길 같은 저녁노을
가진 것 없어도 넉넉해지는
이런 날이 나는 참 좋더라
아, 가을은 그렇게 깊어간다
산 너머 하늘 너머 깊어간다
비워낸 마음마다 바람이 들고
작은 행복 하나씩 익어간다
아, 가을은 그렇게 물들어 간다
우리의 하루하루 물들어 간다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은 계절
마음이 풍성해지는 가을
젊은 날엔 몰랐었지
높이 오르는 것만이 좋은 줄 알았지
이제는 낮은 들꽃 하나에도
오래도록 눈길이 머무네
많이 가져야 넉넉한 줄 알았는데
마음 하나 편안하면 그만인 것을
저무는 해도 아름다운 것은
내려놓을 줄 알게 된 까닭일까
*[Instrumental Break]*
(따스한 피아노와 어쿠스틱 기타,
귀뚜라미 소리처럼 잔잔한 멜로디)
아, 가을은 그렇게 깊어간다
우리의 인생처럼 깊어간다
꽃 피던 날도 열매 맺는 날도
모두가 아름다운 계절이다
아, 가을은 그렇게 익어간다
말없이 우리 가슴에 익어간다
높아진 하늘과 서늘한 바람
그 속에 넉넉한 마음 하나
*[Outro]*
하늘은 높고
개울물은 맑고
벼이삭은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