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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에게 하는 말이 나를 살린다 | 부두 데스와 자기확언의 뇌과학

김주환의 내면소통 INZ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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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에게 하는 말이 나를 살린다 | 부두 데스와 자기확언의 뇌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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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흔히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생각이나 혼잣말을 물리적 실체가 없는 추상적 기호에 불과하다고 여깁니다. 근대 의학과 과학을 지배해 온 데카르트적 심신이원론(mind-body dualism)과 기계론적 생물의학 모델(biomedical model) 아래에서, 질병과 죽음은 오직 세균, 바이러스, 유전자 돌연변이, 혹은 물리적 외상과 같은 생화학적·해부학적 원인에 의해서만 발생한다고 전제되었습니다(Engel, 1977; Meador, 2005). 그러나 인류학의 현지 조사 기록과 현대 대학병원의 임상 부검 보고서들은 이러한 기계론적 전제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일련의 경이로운 현상들을 지속적으로 보고해 왔습니다. 어떠한 독극물이나 물리적 상해도 입지 않은 건장한 청년이 주술사의 손가락질 한 번이나 금기 식품을 먹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것만으로 24시간 이내에 사망하는 '부두 데스(voodoo death)' 현상(Cannon, 1942), 그리고 현대 병원에서 말기 암이라는 오진을 받고 수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환자가 실제로는 암이 치명적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죽어간다는 확고한 믿음 때문에 정확히 예측된 시점에 사망한 '노시보 사망(nocebo death)' 사례(Meador, 1992)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반대로 극심한 스트레스와 건강 위협 속에서도 자신이 삶에서 소중히 여기는 핵심 가치를 차분히 돌아보고 스스로에게 확인시켜 주는 '자기확언(self-affirmation)'을 수행한 사람들은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즉각 차단되고 뇌의 보상 및 회복 회로가 가동됩니다(Creswell et al., 2005; Cascio et al., 2016). 이처럼 양극단에 위치한 두 현상—신념에 의한 죽음과 자기확언에 의한 회복—을 관통하는 단일한 작동 원리는 무엇인가? 이번 강의에서는 모든 소통의 근원인 '내면소통(inner communication)'의 관점(Kim, 2023)에서 이 질문을 탐구하고자 합니다. 인간이 외부 환경이나 타인의 말을 접할 때, 그것이 실제 생리적 변화를 일으키는 최종 경로는 결국 "그 사건을 받아들인 내가 나 자신에게 어떤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려주는가"라는 내면소통의 과정에 달려있습니다. 오늘 강의는 부두 데스와 암 오진 노시보 사례로부터 시작하여 자기확언의 뇌신경과학적 메커니즘을 살펴보고, 이를 내면소통 이론으로 통합하여 인간이 어떻게 스스로의 내면 소통을 통해서 자신의 몸과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음미해보겠습니다. ----- 하버드 의과대학의 생리학자 월터 캐넌(Cannon, 1942)은 인류학 학술지 American Anthropologist에 발표한 고전적 논문 「"Voodoo" Death」에서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뉴질랜드 및 호주), 태평양 제도, 아이티 등 전 세계의 원시 부족 사회에서 주술(sorcery), 흑마법(black magic), 또는 금기(taboo) 위반에 따른 극심한 공포만으로 물리적 외상이나 독극물 없이 사람이 사망에 이르는 현상을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그 생리학적 기제를 규명함 캐넌은 인류학자, 선교사, 그리고 현지에서 직접 진료를 수행한 의사들의 기록과 서신을 교차 검증하여 단순한 자연사나 독살의 가능성을 철저히 배제한 뒤, 총 13건의 원주민 사례군과 4건의 현대 의학적(전장 및 병원) 비교 사례군을 제시하였다. 캐넌은 수집한 사례들을 면밀히 분석하여, 저주나 마법에 의한 죽음은, 물리적 독극물이나 기질적 질병이 아닌 '믿음과 공포'에 의해 발생한다는 결정적인 증거들을 제시함 아프리카 콩고 청년의 야생 암탉 섭취 사례(Merolla, 1682; Pinkerton, 1814)와 마오리족 여성의 금기 과일 섭취 사례(Brown, 1845)는 역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 콩고 청년의 경우 야생 암탉을 섭취한 시점에는 그것이 금기 식품임을 몰랐기 때문에 수년 동안 완벽하게 건강한 상태를 유지했다. 그러나 수년 후 과거의 섭취 사실을 인지한 바로 그 시점에 자율신경계 발작(전신 떨림)이 시작되어 24시간 이내에 사망했다. 이는 음식물 자체의 독성이 아니라, 금기를 어겼다는 정보의 수용과 파국적 해석이 사망의 직접적 원인임을 입증한다. 주술사 낭가리의 치유 사례(Basedow, 1925)- 죽음 직전의 극단적 쇠약 상태에 빠진 환자라 할지라도 주술의 권위를 가진 인물이 "주술은 실수였다"거나 "몸에서 주술 매개체를 제거했다"고 선언하는 순간 수 시간 만에 신체 기능이 완전히 정상화되었다. 만약 세균 감염이나 독물에 의한 기질적 장기 손상이었다면 이러한 즉각적 가역성은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하다. 뼈 가리키기: 호주 원주민 사회에서 전해 내려오던 대표적인 주술적 사형 선고 의식으로, 월터 캐넌이 1942년 논문에서 신념과 공포가 생물학적 사망을 초래하는 핵심 사례로 제시한 주술 주술사(샤먼)는 사람이나 캥거루의 뼈를 날카롭게 갈아낸 뒤 사람의 머리카락, 식물 수지, 끈 등을 묶어 특수한 주술 도구(흔히 '쿤델라(Kundela)' 등으로 불림)를 만듬- 저주 투사: 주술사는 금기를 어기거나 중죄를 지은 대상을 향해 저주의 주문을 읊으며 뼈의 끝을 겨눈다. 이때 눈에 보이지 않는 초자연적 독이나 악령이 표적의 몸속으로 박혀 들어간다고 믿게 되는 것. 자신이 '뼈 가리키기'의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순간, 파멸적인 붕괴 과정이 시작된다. 몸 안에 이미 치명적인 저주가 박혔으며, 죽음은 절대 피할 수 없다고 확신 사회적 격리(Social Death): 가족과 부족원들은 피해자를 아직 숨이 붙어 있음에도 '이미 죽은 사람'으로 취급한다. 말도 섞지 않고, 음식을 주지 않으며, 마치 장례를 치르듯 피해자의 주위에서 통곡하거나 시신을 대하듯 물러난다. 심리적 고립과 공포에 질린 피해자는 자발적으로 식음을 전폐하고 자리에 누워, 외상이나 독극물 중독이 전혀 없음에도 보통 수일에서 수주 이내에 실제로 사망에 이르게 됨 탈출 불가능한 극심한 공포가 자율신경계(교감신경-부신계)를 통제 불능 수준으로 폭주시켜 신체 순환계를 붕괴시키는 것 환자는 병변이 아니라 암으로 죽어가고 있다는 확고한 믿음 때문에 사망한다 미도어는 현대 병원에서 막강한 과학적 권위를 지닌 의사가 내리는 '말기 암 시한부 선고'가 원시 부족 주술사의 '뼈 가리키기'와 정확히 동일한 구조적 요건을 지녔음을 지적- 피해자와 가족 및 주변인 모두가 죽음의 선고를 절대적으로 믿을 것, 주변의 모든 사람이 피해자를 이미 죽어가는 사람으로 대우하며 죽음을 준비할 것, 생존에 대한 일말의 희망도 없을 것 등을 충족함으로써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라고 분석함. 1938년 미국 앨라배마주의 한 시골 병원에 입원한 60세 남성 밴스는 지역 부두 사제에게 저주(hex)를 받은 뒤 식음을 전폐하고 체중이 급감하여 사망 직전에 이르렀다. 그러나 결핵이나 암 등 모든 기질적 질환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담당 의사였던 드레이턴 도허티는 현대 의학적 처치로는 그를 살릴 수 없음을 깨닫고, 다음 날 아침 가족들을 병실에 모은 뒤 "어젯밤 공동묘지에서 부두 사제를 만나 목을 졸라 저주의 비밀을 알아냈다. 사제가 도마뱀 알을 몸 속에 문질러 넣었고 그 도마뱀이 속을 파먹고 있다"는 정교한 거짓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 이어 강력한 구토제(아포모르핀)를 주사하여 환자가 격렬하게 구토하게 만든 순간, 의사는 검은 가방에 몰래 숨겨왔던 살아있는 초록색 도마뱀을 대야에 떨어뜨리며 "밴스, 네 몸에서 무엇이 나왔는지 보아라! 이제 부두의 저주는 풀렸다!"라고 외쳤다. - 환자는 이를 본 후 즉각 깊은 잠에 빠졌으며, 다음 날 아침 깨어나 왕성하게 식사를 하고 일주일 만에 건강을 완전히 회복하여 퇴원한 뒤 수십 년을 더 생존했다. ----- 앞 부분에서 말씀드렸던 롯데콘서트홀 음악회에 관한 내용입니다. https://classicbiz.kr/View.aspx?No=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