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미 - 마음의 자유천지 (1955)
주현미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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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미 - 마음의 자유천지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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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이야기
'시대정신'이라는 말을 우리는 선거 때마다 자주 듣곤 합니다. '시대정신'이란 독일의 철학자 '헤겔'이 말한 철학적 개념인데요. 한 시대를 관통하고 널리 퍼져서 그 사회를 특징짓는 정신을 뜻하지요. 그런 의미에서 1950년대의 시대정신은 한국전쟁으로 겪은 시련과 아픔을 달래고 위로하고 극복하는 것이었고요. 이런 시대정신을 노래했던 1950년대의 대표적인 가수가 바로 방운아 선배님이었습니다.
지금은 방운아 선배님의 이름을 낯설어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방운아 선배님은 1950년대 그야말로 우리나라 가요계를 평정했던 스타였고요. 선배님의 노래에는 한국전쟁을 혹독하게 겪으면서 몸과 마음이 시달리고 지친 대중들에게 전하는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담겨 있었습니다.
1931년 경산에서 태어난 방운아 선배님의 본명은 '방창만'이었는데요. 어릴 때부터 유성기를 틀어주었던 부잣집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들을 담 너머로 듣고 배웠는데, 그 당시에 한번만 들어도 가사와 멜로디를 모조리 외울 정도였고요. 그래서 중학교 3학년 때는 경산에서 열린 동네 콩쿠르에서 '대동강 달밤'을 불러 1등을 차지할 만큼 타고난 재능을 갖고 있었지요. 그러다 고등학교 때 '빅토리 레코드사'가 주최한 대구 대회에서 또다시 1등을 차지했고요. 이때 만난 작곡가 백영호 선생님과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되면서 부산으로 내려와 백영호 선생님의 제자가 되어 이름도 '방운아'라는 예명으로 바꿨다고 해요.
'방운아'라는 이름은 당시 부산에서 활동하던 작사가 야인초 선생님이 지어준 것으로 '구름 운(雲), 아해 아(兒)', 즉 '구름 같은 사나이'가 되어 전국 방방곡곡 다니는 가수가 되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방운아'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백영호 선생님의 곡 '마음의 자유천지'가 크게 히트하면서 무명이었던 '방운아' 선배님은 일약 스타급 가수로 발돋움하게 되었습니다.
1955년에 발표된 '마음의 자유천지'는 손로원 선생님이 만든 가사에 백영호 선생님이 곡을 붙인 노래로 아무리 물질적으로 윤택한 삶이라 해도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의 자유와 평화를 얻는 것이 더 낫다는 철학을 담은 곡인데요. 6.25 전쟁 이후 하루하루를 연명해가는 일이 기적과도 같았던 시절, '마음의 자유천지'는 국민들에게 크나큰 위로와 격려를 전해주었고, 고통 속에서도 희망과 여유를 회복하도록 도움을 주는 위로의 노래였습니다.
"백금에 보석 놓은 왕관을 준다 해도
흙냄새 땀이 젖은 베적삼만 못하더라
순정에 샘이 솟는 내 젊은 가슴속엔
내 맘대로 버들피리 꺾어도 불고
내 노래 곡조 따라 참새도 운다
세상을 살 수 있는 황금을 준다 해도
보리밭 갈아주는 얼룩소만 못하더라
희망에 싹이 트는 내 젊은 가슴속엔
내 맘대로 토끼들과 얘기도 하고
내 담배 연기 따라 세월도 간다"
전쟁과 함께 고향을 버리고 피난을 가거나 전쟁이 끝난 후에도 벌이를 위해 고향을 떠나야 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단 하나의 소망이 있었습니다. 언젠가 다시 고향에 돌아가 부모형제, 고향친구들과 어울려 행복하게 지내고 싶다는 꿈이 있었는데요. 바로 그런 소망을 맑고 담백하게 노래한 망향의 노래가 '마음의 자유천지'였지요.
'봄날은 간다'를 작사한 '손로원' 선생님은 우리 정서에 맞는 서정적이면서도 예술적인 가사로 유명하지요. 그중에 낙천적이면서도 철학적 메시지를 담은 독보적인 가사가 바로 '마음의 자유천지'였고, 이렇게 품격 있는 가사에 뛰어난 작곡가 백영호 선생님의 솜씨가 만나서 '마음의 자유천지'가 탄생했는데요. 이 곡을 맑고 부드러운 음성으로 들려준 가수가 바로 '방운아' 선배님이었습니다.
방운아 선배님을 알고 지낸 사람들은 입을 모아 얘기합니다. 언제나 매사 겸손하고 신사중의 신사였다고요. 항상 바르고 검소한 생활을 하면서 후배들의 귀감이 되었던 방운아 선배님의 노래에는 고향에 대한 향수 짙은 그리움과 우리 민족의 전통, 지역성들이 담겨있어서 역사적으로도 큰 가치가 있고요. 더불어 1950년대 국민들의 다정한 벗이 되었고, 더불어 한 시대의 슬픔과 고통을 함께 껴안고 가는 위로가 되어주었습니다. 그리고 방운아 선배님의 평생 업적을 기리기 위한 노래비가 2010년 경산에 건립되어서 많은 팬들에게 반가움을 전해주었지요.
사람들은 말합니다. 사는 게 전쟁이라고요. 전쟁을 직접 겪은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요즘 하루하루 사는 일이 만만치 않고, 전쟁에 비유할 만큼 고된 날들과 마주칠 때가 있을 겁니다. 그럴 때, 예전에 우리 부모님 세대가 그랬듯 '마음의 자유천지'를 감상하시면서 언젠가 행복해질 그 날을 상상해본다면, 마음에 잔잔한 위로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