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성
3rd_br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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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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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고는 진작에 바닥났고
몸은 쑤시는데 밤새 잠은 오지 않아
얼마나 더 밑바닥으로 떨어져야 할까
애써 쌓아 올린 건 파도 한 번에 다 쓸려갔는데
피 터지게 쌓아 올려둔 내 모래성
밤새워 버텨온 시간들은 다 허무했어
괜찮아질 거라는 말도 이젠 거짓말 같아
몸도 자꾸 아파오고 머릿속은 까맣게 타
텅 빈 잔고를 확인하곤 전원을 꺼버려
몸이 온통 아파도 참아야 해 약 사 먹을 돈도 없어
남들은 다 앞으로 가는데 나만 바닥에 갇혀
얼마나 더 깊이 떨어져야 이 어둠이 끝날까
파도 한 번 크게 치더니 전부 휩쓸려가
내 손때 묻은 노력과 미래도 다 사라져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답조차 안 나와
멍하니 천장만 보면서 깊은 한숨을 뱉어봐
정신은 무너지기 직전 몸은 이미 고장 났어
얼마나 더 바닥으로 내몰려야 날 놓아줄까
요즘 어떻게 지내냐는 친구의 연락에
바쁘다는 핑계 대며 창밖을 봐 멍하게
속은 이미 문드러졌는데 겉으로는 괜찮은 척
억지로 버텨보려 해도 결국 전부 허물어져
피 흘려 쌓아 올린 내 모래성
파도 한 번에 흔적도 없이 무너져
얼마나 더 깊이 내려가야 하는지
아픈 몸을 끌고 난 어디로 가야 해
밝아오는 아침이 무서워서 눈을 감아
내일이 다시 찾아와도 달라질 게 없는 걸 알아
얼마나 더 깊은 밑바닥이 날 기다리는지
이 비명이 가사 위로 전부 전해지기를 바래
차갑게 꺼진 화면 위로 떨리는 목소리
모든 걸 잃어버리고 파도에 휩쓸린 뒤
텅 비어버린 바닷가에 혼자 멍하니 서서
소리쳐 불러봐도 밀려오는 파도 소리뿐
대체 이 지독한 어둠은 언제쯤 끝이 날까
머릿속을 채우는 불안은 멈추질 않고
결국 전부 다 잃은 채 껍데기만 덩그러니 남았어
다 휩쓸려가고 홀로 남겨진 이 바닷가에서
어떻게 다시 일어서야 할지 난 아직도 모르겠어
전부 다 무너졌어
얼마나 더 깊이 내려갈까
파도 소리만 들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