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redecessor Left. Their Problems Didn’t.
아트샷 Art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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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Predecessor Left. Their Problems Did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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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자는 퇴사했다. 전임자의 문제들은 남았다.
그리고 어쩐지, 내가 입사하기도 전에 내려진 결정을 이제 내가 설명해야 한다.
내 업무에 역사 연구도 포함되어 있었나 보다.
공공기관에서 일하다 보면 유독 익숙해지는 메일이 있다.
상위기관에서 묻는다. 감사자료, 요구자료, 보고자료, ...
“당시에 왜 그렇게 결정한 건가요?”
좋은 질문이다. 나도 정말 알고 싶다.
이유를 아는 사람은 떠났다. 문서에는 무엇을 했는지는 적혀 있지만, 왜 그렇게 했는지는 꼭 적혀 있지 않다.
그래서 대답한다.
“확인해보겠습니다.”
“저도 방금 이 미스터리를 처음 접했습니다”보다는 훨씬 전문적으로 들린다.
그러고는 옛날 파일을 뒤지고, 이메일을 이어 붙이고, 다른 사람의 사고 과정을 복원해본다.
그런데 가끔은… 아무도 다시 묻지 않는다.
질문이 그냥 사라진다.
회의 중에 스치듯 나온 이야기였을 수도 있고, 우선순위가 바뀌었을 수도 있다.
모르겠다.
다만 나는 이제 열리지도 않을 대화를 준비하는 데 몇 시간을 썼다는 사실만 안다.
그 와중에도 자료 요청은 계속 온다.
새로운 엑셀. 새로운 마감일. 똑같은 정보를 조금 다른 칸에 다시 입력할 새로운 기회.
그리고 서식.
서식 얘기는 좀 해야겠다.
어떤 곳은 ‘2026년’.
어떤 곳은 ‘26년’.
어떤 곳은 ‘2026.’.
연도를 적는 방식은 여러가지인데, 어떤 걸 쓰라는 안내는 하나도 없다.
그러면 결국 실무자들끼리 서식을 두고 논쟁한다.
누가 무슨 결정을 내렸는지는 몰라도, 이 작은따옴표의 위치만큼은 반드시 결론을 내겠다는 의지.
신기하게도 필요한 안내는 부족한데, 요청하지 않은 조언은 아주 풍년이다.
내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다들 의견이 있다.
서식에 대한 설명은 여전히 없다.
공정하게 말하면, 나도 이 풍경의 일부다.
어디부터 찾아야 할지 막막한 채로 “확인해보겠습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안내는 불분명해도 마감일은 확실하니까, 일단 급한 대로 이어 붙인 적도 있다.
하지만 다음 담당자에게까지 같은 추리 게임을 물려주고 싶지는 않다.
이런 메모를 남기고 싶다.
무엇을 결정했는지.
왜 그렇게 결정했는지.
아직 확인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실제로 써야 할 서식은 어디 있는지.
거창한 혁신은 아니다.
그저 다음 사람이 전임자의 영혼을 소환하지 않고도 자기 일을 할 수 있을 만큼의 설명이다.
나는 여전히 일을 잘하고 싶다.
내가 하는 일 중에서 실제로 도움이 되는 일의 비중이 조금 더 높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언젠가 내가 이곳을 떠나면, 다음 담당자가 나를 그리워했으면 좋겠다.
내 성격이 좋아서.
엑셀 F열이 무슨 뜻인지 아는 사람이 나밖에 없어서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