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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마른 줄 알았는데

김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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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마른 줄 알았는데

58 просмотров · 8 дн. назад
김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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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просмотров · 8 дн. назад
아직도 젖어 있어 아직도 젖어 있어 다 마른 줄 알았는데 퇴근하면 머리를 묶고 오래된 티셔츠를 입어 목덜미가 조금 늘어난 너는 그게 좋다 했지 옷깃을 만지작거리며 오래도 바라보곤 했지 창문을 닫으려다가 밤공기가 좋아 그대로 뒀어 그땐 춥지 않았는데 오늘은 이상해 아직도 젖어 있어 아직도 젖어 있어 아무도 모르게 내리는 비가 밤새 그치질 않아 다 마른 줄 알았는데 다 마른 줄 알았는데 가슴께를 닦아 보면 그 자리만 아직 차가워 너의 등에 업혔던 골목 가로등 하나 바뀌었더라 그 아래 오래 서 있었어 너는 그게 좋다 했지 노란 불빛을 올려다보며 눈을 반짝이곤 했지 사랑은 참 이상하지 길을 다 외우게 해 놓고 눈 감아도 찾을 만큼 익숙해진 널 데려가는 게 아직도 젖어 있어 아직도 젖어 있어 다른 곳은 다 말랐는데 가슴께만 자꾸 짙어져 다 마른 줄 알았는데 다 마른 줄 알았는데 밤이 깊어 갈수록 그 자리만 더 선명해 이제는 씻고 자야지 화장실 거울 앞에 섰어 눈앞에 내가 흐려지는데 너처럼 흩어져 버리는데 수도꼭지를 잠갔는데 물소리가 그치질 않아 아직도 젖어 있어 아직도 젖어 있어 너는 모를 그 밤들이 얇은 옷깃에 스며들어 다 마른 줄 알았는데 다 마른 줄 알았는데 내가 알던 네 온기가 어디 갔는지 모르겠어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이 시간쯤이면 잘 자라는 말을 들었는데 너는 늘 내 곁에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