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Печаль не утихает | playlist

추리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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Печаль не утихает | playlist

2 595 просмотров · 2 мес. назад
추리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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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이가 자취를 감춘 것은 비 내리던 화요일 오후였다. 카마쿠라의 오래된 삼나무 언덕길 끝자락에 그녀의 목조 주택이 있었다. 오래전부터 정적이 고여 있던 집이었다. 잠기지 않은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서자, 거실에는 차가운 소금물 냄새와 쪼개진 삼나무의 짙은 향이 뒤섞여 있었다. 가구는 저마다 제자리에 정갈했고, 흐트러진 흔적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이상한 것은 거실 다다미 한가운데였다. 다다미 석 장 넓이가 사라진 자리에, 끝이 보이지 않는 짙푸른 물이 조용히 넘실거리고 있었다. 집 안 한복판에, 바다와 곧장 이어진 깊은 수면이 뚫려 있는 것이었다. 그 물가에는 처음 보는 사내, 에이사쿠가 맨발을 담근 채 앉아 있었다. 그는 젖은 수건을 무릎에 얹은 채로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시수이는 지금 밑에 있네." 에이사쿠가 마치 내일의 날씨를 일러 주듯,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밑이라니, 어디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이 차가운 물속 깊은 곳에서 평영을 하고 있지." 사람이 거실 바닥에 느닷없이 생겨난 바다로 헤엄쳐 들어갔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행동은 식은 차 한 잔을 청하는 것뿐이었다. 세상은 때로 설명할 수 없는 균열을 드러내지만, 인간은 언제나 의연한 척 찻잔을 그러쥐어야 하기 때문이다. 에이사쿠는 나에게 차가운 찻잔을 건네며 말을 이었다. "그녀는 슬픔을 버리려고 스스로 들어갔다네." "슬픔이라고요?" "얼마 전 세상을 떠난, 그녀의 오래된 인연에 관한 슬픔이지." "시수이는 슬픔을 잊으려고 물에 들어간 게 아닙니다." 나는 찻잔을 내려놓으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나는 오랫동안 시수이와 매주 나란히, 정적 속에서 수영장을 찾던 사이였다. 수영이란, 수면 아래 잠긴 무거운 침묵과 타협하는 일이다. 상실을 겪은 사람은 가슴속에 결코 녹지 않는 커다란 돌을 품고 살아가게 된다. 그 돌을 안은 채 물속으로 들어설 때, 인간에게 허락된 선택은 두 가지뿐이다. 물속에서 숨쉬는 법을 익혀 유영을 이어 가거나, 아니면 바닥까지 무력하게 가라앉는 것이다. 시수이는 언제나 물속에서 제 숨을 완벽히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었다. 나는 에이사쿠의 발끝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의 옷자락은 축축하게 젖어 있었고, 굵은 손가락 마디마다 자잘하게 할퀸 상처가 선명했다. 이어 물과 맞닿은 나무 바닥 가장자리로 눈길을 옮겼다. 그곳에는, 단단한 나무를 필사적으로 긁어 낸 손톱자국이 깊이 새겨져 있었다. 안쪽에서 바깥을 향해 긁은 자국이었다. 제 발로 헤엄치러 들어간 사람이라면, 이토록 필사적으로 물 밖을 향해 손톱을 세우지는 않았을 것이다. "당신이 그녀를 밀어 넣었군요." 나는 에이사쿠의 눈을 똑바로 올려다보며 말했다. 그의 얼굴에서 담담함이 걷히고, 얽히고설킨 악의의 그림자가 옅게 경련했다. "그녀가 당신의 비밀을 알아챘기 때문입니까?" "증거가 없지 않은가." 에이사쿠가 서늘한 웃음을 지으며 덧붙였다. "이 물은 끝이 없어." "사람을 부른다 한들, 이 깊은 물 아래에서는 아무것도 건져 올리지 못할 테지." 그때였다. 고요하던 물 한복판에서 커다란 기포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더니, 수면 위로 툭 터져 나왔다. 곧이어 물보라가 일고, 짙은 흑발을 늘어뜨린 여인의 머리채가 수면 위로 솟아올랐다. 시수이였다. 그녀는 거친 숨을 몰아쉬지 않았다. 방금 가벼운 산책을 마치고 돌아온 사람처럼, 아주 정교하고 규칙적인 호흡을 내쉬며 물살을 갈랐다. 그녀의 두 눈은 깊고 검은 빛을 머금었고, 그 안에는 그 어떤 절망도 남아 있지 않았다. 에이사쿠는 놀라움에 얼어붙은 채 뒷걸음질 쳤다. 시수이는 나무 바닥을 짚고 가볍게 몸을 일으켰다. 그녀의 몸에서 흘러내린 물이 다다미를 적셨지만, 그 표정은 물속에서 모든 슬픔을 씻어 내린 듯 담백하고 고요했다. "물속은 생각보다 넓고 조용했어, 에이사쿠 씨." 시수이가 맑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이 나를 밀어 넣었을 때, 나는 깊은 바닥까지 가라앉았지. 하지만 내가 가슴에 품고 있던 상실의 무게는, 그 차가운 물보다 훨씬 무거웠어. 그 무거운 슬픔을 지그시 끌어안고 헤엄치는 법을 익히고 나니, 당신이 내게 겨눈 그 옹졸한 악의 따위는 나를 가라앉힐 수 없다는 걸 알겠더군." 시수이는 떨고 있는 에이사쿠에게 다가가지 않았다. 그저 나를 향해 옅은 미소를 지어 보일 뿐이었다. 그 미소에는 오랫동안 어둠 속을 헤엄쳐 나온 자만이 지을 수 있는 깊은 통찰과 위로가 담겨 있었다. 상처와 이별은 사람을 부수기도 하지만, 때로는 가장 깊은 수심에서 그를 떠받치는 가장 단단한 부력이 되기도 한다. 에이사쿠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거실 구석으로 물러났다. 그가 파 놓은 어둡고 깊은 물은, 이제 누군가를 매장하는 함정이 아니었다. 그것은 슬픔을 통과해 스스로를 건져 올린 여인이 조용히 오가는 통로일 뿐이었다. 밖에서는 삼나무 가지를 흔드는 밤바람 소리가 나직하게 들려왔다.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거실 가득한 물비린내 사이로 한없이 깊고 아늑한 침묵이 번져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