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Проглоченные зеркалом | playlist

추리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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Проглоченные зеркалом | playlist

3 076 просмотров · 2 месяца назад
추리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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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076 просмотров · 2 месяца назад
우리가 머무는 도시는 언제나 젖은 석탄 냄새를 풍겼다. 가스등은 불을 밝히기도 전에 이미 흐린 물기를 매달고 있었다. 출발 전 대합실에서, 줄리언은 낡은 의자에 기대어 식은 찻잔을 만지작거렸다. 그의 손가락 마디는 오래된 악기를 다루는 사람처럼 건조하고 정확했다. 우리가 언덕을 다 오른 것은 그로부터 두 시간 뒤였다. 저택에는 이름이 없었다. 이름을 붙이는 일조차 이 집에는 사치처럼 보였다. 그곳에 닿기까지 우리가 나눈 말은 두 마디뿐이었다. 비가 올까. 아니, 바람이 불겠지. 그런 식의 건조하고 실없는 말이 우리 사이를 지탱하는 유일한 중력이었다. 물론 그 중력조차 아주 느리게 증발하는 중이었지만. 문은 잠겨 있지 않았다. 잠글 필요가 없었다는 편이 정확했다. 들어서는 사람은 있어도 나가는 사람이 없는 집이었으므로. 현관을 지나자 그림자들이 우리를 맞았다. 그것들은 바닥에서 시작해 벽을 타고 천장까지 거꾸로 자라 올라가 있었다. 빛이 어디서 오는지는 끝내 알 수 없었다. 나는 그것을 물리 법칙의 오류라고 부르지 않기로 했다. 오래 참은 사람의 자세를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베스퍼는 망설이지 않고 그 그림자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발소리가 나지 않았다. 그녀는 늘 그런 식으로, 남들이 문이라고 여기지 않는 곳을 먼저 통과했다. 우리를 부른 사람들은 목적을 분명히 했다. 이 집에 남은 악령을 달래거나 쫓아내 달라는 것이었다. 그들은 그것을 퇴마라고 불렀다. 나는 그 단어의 종교적인 엄숙함이 늘 조금 우스웠다. 우리가 상대하는 것은 초자연적인 존재가 아니라, 사람이 끝내 버리지 못한 미련의 잔해였으므로. 미련에는 쫓아낼 몸이 없다. 그래서 우리의 일은 언제나 예상보다 오래 걸렸고, 예상보다 시시하게 끝났다. 방 한가운데에 거울이 서 있었다. 사람 키보다 컸고, 테두리는 검게 변색된 은이었다. 거울 속의 우리는 색을 잃은 채 흐린 명암으로만 남아 있었다. 사라진 자들은 모두 이 거울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고 했다. 열한 명이었다. 이 집의 주인이 그중 첫 번째였다. 흔적도, 비명도 없었다. 베스퍼가 테두리를 손끝으로 쓸자 미세한 진동이 일었다. 수십 년 동안 멈춰 있던 태엽이 풀리는 소리였다. 줄리언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웃었다. 웃음이라기보다 입가의 각도를 조금 바꾼 것에 가까웠다. 사라지는 일을 다들 왜 그렇게 대단하게 여기는지 모르겠군. 그가 낮게 말했다. 남아 있는 쪽이 훨씬 부자연스러운데.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말이 옳다면, 우리가 굳이 이 언덕을 올라와 여기 서 있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대답이 없으리라는 것을 알면서 그렇게 말했고, 나는 그가 그러기를 바란다는 것을 알면서 대답하지 않았다. 거울의 표면이 수면처럼 일렁이기 시작했다. 그 안에서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낭독에 가까운, 오래 연습한 사람의 목소리였다. 우리는 그 문장들을 이미 알고 있었다. 우리를 부른 사람들이 사본을 미리 건네주었기 때문이다. 이 집의 주인이 남긴 마지막 편지였다. 직접 들으니 문장에는 온도가 있었다. 어떤 문장은 너무 뜨거워 만지기만 해도 손바닥이 델 것 같았고, 어떤 문장은 너무 차가워 뼛속까지 얼어붙게 했다. 편지의 마지막 장은 백지였다. 그는 거기에 무언가를 쓰려다 실패했을 것이다. 마을에서는 그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모든 것을 빼앗긴 뒤 거울 속으로 들어갔다고들 했다. 편지에는 그런 말이 한 줄도 없었다. 그가 견디지 못한 것은 빼앗김이 아니라 남겨짐이었다. 아무리 가까워져도 상대의 안쪽까지는 끝내 들어갈 수 없다는 것. 그는 그것을 자신의 결함이라고 여겼고, 결함이 없는 곳을 찾다가 거울을 골랐다. 거울 속에는 그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사람이 하나 있었다. 그 하나가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그는 마지막까지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니 우리가 할 일은 무언가를 쫓아내는 것이 아니었다. 그가 남긴 문장의 결을 따라가, 그가 제 발로 걸어 나올 길을 터 주는 것이었다. 베스퍼가 거울 앞에 무릎을 굽히고 앉았다. 이제 나와도 돼요. 그녀가 말했다. 밖은 생각보다 춥지 않아요. 거짓말이었다. 바깥은 충분히 추웠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아는 가장 정직한 종류의 거짓말이었다. 거울 속의 그림자가 아주 조금 흔들렸다. 침묵이 방을 채웠고, 우리 셋의 심장 소리가 이명처럼 겹쳤다. 어디선가 오래 닫혀 있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이 집에 그런 문은 없었다. 현관은 처음부터 열려 있었고, 방문은 우리가 들어설 때 이미 젖혀져 있었다. 소리는 거울 쪽에서 났고, 방 안으로는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다. 다만 거울 표면에 맺혀 있던 흐린 김이 천천히 걷혔다. 우리 셋의 얼굴이 선명해졌다. 그림자는 더 이상 천장을 향해 자라지 않았다. 우리는 밤을 새운 사람들의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구원은 언제나 이런 식으로, 싱겁고 조용하게 왔다. 우리가 그 방에서 데리고 나온 사람은 없었다. 다만 열두 번째가 생기지 않았을 뿐이다. 밖으로 나오자 비가 내리고 있었다. 줄리언의 예보는 틀렸다. 바람은 불지 않았다. 아무도 그 사실을 지적하지 않았다. 베스퍼가 외투 자락을 조금 들어 올렸지만, 우리 셋을 다 덮지는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그냥 젖은 채로 걸었다. 그 집의 주인이 끝내 배우지 못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나는 언덕을 내려오면서야 알 것 같았다. 사랑은 서로의 상처를 덮어 주는 일이 아니었다. 덮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 나란히 비를 맞고 걸어 내려오는 일이었다. 언덕 아래에서 가스등이 하나씩 켜지고 있었다. --- ✉ mty451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