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성 문학TV] 나는 몇 층에 살고 있을까 -솔빛 정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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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성 문학TV] 나는 몇 층에 살고 있을까 -솔빛 정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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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몇 층에 살고 있을까 / 정기성
아이들과 마주 앉아
같은 세상에서 같은 말을 하는데
우리들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층이 있다
안부와 날씨, 지난 이야기는
같은 계단을 오르내리지만
세상일을 건너려 하면
금세 문이 닫힌다
젊은 사람들끼리도 그렇다
같은 하늘 아래 살면서
각자의 창문으로만 세상을 보고
서로의 벽에 귀를 닫는다
말의 틈새는 점점 넓어지고
침묵은 한 층씩 쌓여가는데
묵은 마음은 내려갈 계단을
잃어버린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어쩌면 한 층씩 내려오는 일
가장 낮은 층에 이르면
세상의 말이 들릴 줄 알았는데
내 이야기가 길을 잃는 동안
아이들의 목소리가
먼 층에서 들려온다
나는 몇 층에 살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