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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기 - 서신

무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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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기 - 서신

46 просмотров · 11 дней назад
무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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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 오늘은 무슨 말을 먼저 쓸까 한참을 빈 종이만 바라보다 창밖에 불어오는 바람 얘기로 조심스레 첫 줄을 시작해 아침엔 비가 잠시 머물렀고 해 질 무렵 하늘은 참 좋았어 저잣길 끝에 핀 작은 꽃 하나 보여주고 싶단 생각이 났어 잘 지내고 있는지 오늘은 웃을 일이 있었는지 묻고 싶은 말은 많은데 적다 보니 또 네 이야기야 이 마음이 네게 닿는 날 천천히 읽어주면 좋겠어 거창한 말은 하나 없어도 모든 줄에 네가 있으니까 오늘 내가 보았던 세상을 조금씩 네게 나눠주고 싶어 한 장 가득 채운 이야기 끝에 다시 네 이름을 적어본다 처마 끝에 떨어지는 빗소리 담장 위에 내려앉은 햇살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텐데 요즘은 하나씩 눈에 들어와 먹을 갈아 한 줄을 적고 마르기를 기다렸다 다음 줄 별것 아닌 하루를 쓰는데도 어느새 종이가 모자라네 멀리 있다고 멀어진 건 아닌가 봐 문득문득 네 생각이 나는 걸 보면 같은 하늘 어디쯤 너도 오늘 하루를 보내고 있겠지 내가 보지 못한 그곳의 풍경 네가 웃었던 작은 이유까지 언젠가 네 글씨로 돌아온다면 몇 번이고 다시 읽어볼 텐데 이 마음이 네게 닿는 날 천천히 읽어주면 좋겠어 거창한 말은 하나 없어도 모든 줄에 네가 있으니까 오늘 내가 보았던 세상을 조금씩 네게 나눠주고 싶어 한 장 가득 채운 이야기 끝에 다시 네 이름을 적어본다 이름 없이 지나가는 날들도 돌아보면 모두 이야기가 되고 그 이야기 한쪽에 네가 있다면 그걸로 충분할 것 같아 언젠가 같은 길을 걷게 되면 오늘 적은 이야길 들려줄게 그때는 종이 위 글씨가 아니라 내 목소리로 전할 수 있게 이 마음이 네게 닿는 날 가만히 웃어주면 좋겠어 하지 못했던 많은 말들이 이 글 안에 조금은 있으니까 내일 또 다른 하루가 오면 새로운 이야기를 적어둘게 멀리 있어도 같은 하늘 아래 우리의 시간은 이어질 테니 이제 붓을 내려놓으려 해 오늘의 마지막 한 줄에는 별다른 말 대신 이것만 적을게 그대의 하루도 평안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