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은 전부 여자, 손님은 남자 단 한 명 | 무굴 제국 5천 여인의 도시, 하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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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은 전부 여자, 손님은 남자 단 한 명 | 무굴 제국 5천 여인의 도시, 하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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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굴 제국의 어느 시장은, 좌판을 지킨 상인이 전부 여인이었고 손님으로 들어올 수 있는 남자가 단 한 사람뿐이었습니다. 그 한 사람은 황제였고, 그가 고른 건 물건이 아니라 신부였죠.
오천 명의 여인이 사는 도시, 무굴 제국의 하렘은 그렇게 사랑이 아니라 국가의 손으로 굴러가고 있었습니다.
담장 안에는 부엌과 시장과 곳간이 따로 돌아가는 또 하나의 세계가 있었고, 그 안을 지킨 건 우르두베기라 불린 여전사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좌판 위에서 골라지던 여인들 가운데 일부는, 거꾸로 제국을 움직이는 자리에 올랐죠.
과부의 몸으로 좌판 뒤에 섰다가 주화에 자기 이름을 새긴 누르자한, 담장 밖으로 한 발도 못 나간 채 제국에서 가장 큰 순례선을 굴린 자한기르의 어머니 마리암, 델리에서 가장 붐비는 거리 찬드니 초크를 직접 설계한 자한아라, 그리고 제국의 옥새를 쥐고 있던 뭄타즈 마할까지.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사랑의 증표 타지마할이 시작된 자리도, 바로 이 여인들의 시장이었습니다.
미나 바자르라 불린 이 시장은 화려한 축제이면서, 동시에 빠져나갈 수 없는 담장이기도 했습니다. 무굴 황실의 하렘은 관능의 밀실이 아니라, 군대와 국고와 나란히 제국을 떠받친 세 번째 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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