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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축한 여름에 들으면 좋을 거예요 | Playlist

음악; 자판기 커피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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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축한 여름에 들으면 좋을 거예요 | Playlist

3 187 просмотров · 9 дней назад
음악; 자판기 커피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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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 Wave to earth - Pink Horizon 01:00 최유리 - 사랑 04:34 장범준 - 봄비 07:35 예빛 - 소낙비 10:08 clo - 비노래 14:00 서화 - 바다는 어쩜 이름도 바다야? 18:00 이상순 - 네가 종일 내려 - 우산 안들고 갈게요 . . 갑작스레 저녁에 만나기로 했다. 일기예보에는 하루종일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었지만, 그래도 상관은 없었다. 비는 그저 우리에게 낭만을 주는 것 이상 이하도 아니니까. 넌지시 “우산 안들고 갈게요” 라는 카톡을 보냈다. 애초에 의도를 숨길 생각도 없었지만, 부끄러울 정도로 의도를 바로 파악한 그 사람은 “가져오지마요 오는 길에 버리고 와요” 라고 받아친다. 그렇게 간질거리는 대화 후에 가벼운 손으로 우리는 만났다. 양산이라고 가져온 그 사람의 우산은 참 민망할 정도로 작았지만, 내 의도가 실현되기에는 더할나위 없었다. 작디 작은 우산 하나를 쥐고, 그 사람의 키를 맞추며 어깨를 부딪히지 않으려 보폭을 유지하며 걸었다. 팔을 애써 내리느라, 거리를 유지하느라 온 몸이 불편했지만, 그 순간이 그저 좋았다. 그렇게 10분이 지났을까, 내 왼쪽 어깨가 흠뻑 젖고서야 우리는 비를 피하려 벤치에 앉았다. 그제서야 우리는 비를 구경할 여유가 생겼다. 한적한 아파트 단지 중앙에 있는 놀이터는, 그 사람의 목소리를 더 선명히 들릴 수 있도록 만들었고, 이상하게 밝았던 가로등의 불빛은 그 사람의 눈을 더 깊게 쳐다보도록 만들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그 상황에 얹어진 ‘비’라는 날씨가, 우리의 배경으로 비켜주는 되는 순간이 생겼다. 그 순간에 우리는 무슨 대화를 했는지, 다시 우산을 들었을 때는 이미 내 눈이 잔뜩 부어있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우리는 이제 어깨를 꼭 붙힌 채 걸었다. 우산 하나로 마음을 표현하려 서투른 노력을 해봤지만, 결국 우리를 묶어놓는 건 우산이 아니라 비였다. 장마가 이미 지나간, 7월 한복판의 어느 하루가, 어쩌면 우리에게는 어깨를 내어주기 시작한 하나의 기념일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난 꿈처럼 사랑할 때, 모두 네게 멈추게 돼있어. 또 멍하니 한참을 보겠지. 이게 나만의 사랑이야.” 우리의 사랑도 이런 모양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