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데로 가는 저녁
Gilbe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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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데로 가는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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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lbe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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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데로 가는 저녁〉
해가 낮게 기울고,
강물도 하루의 빛을 하나씩 거두어 가는 저녁.
오래 걷던 둑길 위로 마른 잎이 밀려가고,
한때 나란히 걷던 두 사람의 발자국도
어느새 희미해집니다.
이 곡은 이별의 순간을 직접 이야기하기보다,
서로 가까웠던 두 사람이 언제부터인가
조금씩 다른 시간과 다른 빛 속으로 멀어져 가는 모습을
저녁 풍경에 담아보았습니다.
“멀어진 건 무엇일까
계절일까 우리일까”
사람의 마음이 멀어진 정확한 순간을
우리는 때때로 알지 못합니다.
어느 날 돌아보면
같은 하늘 아래 있으면서도
이미 서로 다른 빛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될 뿐입니다.
그래서 이 노래에서
‘너’는 먼 데로 가는 저녁이 되고,
‘나’는 그 길에 남겨진 그림자가 됩니다.
너는 먼 데로 가는 저녁
나는 길에 남은 그림자
같은 하늘 바라봐도
서로 다른 빛을 본다
강 건너 하나둘 켜지는 불빛,
물결 위에서 흔들리는 작은 빛,
저문 뒤에도 한동안 사라지지 않는 노을은
이미 지나간 관계와 기억을 상징합니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날들도
저녁이 오면 다시 물결 위로 떠오릅니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그 기억을 붙잡으려 하기보다
강물처럼 흘려보내고자 했습니다.
“서로 다른 밤을 건너
남은 빛을 따라 흐른다”
누군가는 저편으로 기울어 가고,
누군가는 그 아래를 묵묵히 흘러갑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저녁빛마저
강물은 아무 말 없이 품은 채
먼 곳으로 실어 갑니다.
이번 곡은 낮고 깊은 여성 알토-메조 음색을 중심으로,
감정을 크게 과장하기보다
차분하게 눌러 담은 쓸쓸함이 오래 남도록 구성했습니다.
늦은 저녁,
조용한 강변길을 걷듯
천천히 감상해 주셨으면 합니다.
길벗 MUS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