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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o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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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o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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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
처음엔 네가 먼저였잖아
별일 없는 내 하루가 궁금하다며
퇴근길에 본 강아지까지
사진으로 보내 주던 너
가 보고 싶은 곳이 많다며
지도 위에 별을 잔뜩 찍었지
나는 그곳보다 신이 난 네 얼굴을
한 번 더 보고 싶었어
언제부터였을까
내 얘기가 길어지면 피곤해했고
친구들과 웃던 목소리가
내 전화에선 조금씩 낮아졌어
무슨 일 있냐고 물으면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나는 답을 들을 수만 있다면
며칠쯤은 괜찮다고 했어
권태기라는 네 말 앞에서
우리 처음부터 얘기했어
넌 요즘의 마음을 말하는데
난 작년의 우리를 꺼내 놓았어
너는 헤어지자고 말했고
나는 어떻게 해볼까를 물었어
같은 자리에 앉아 있었지만
우린 다른 끝을 보고 있었어
네가 말한 권태기에
나는 내 잘못을 적었어
연락이 많았나 표현이 적었나
끝난 뒤에도 고칠 곳을 찾았어
더는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
알아듣고도 다시 물었어
네 마음이 돌아올 답이 있을까 봐
질문만 바꿔 가며 붙잡았어
너는 원래 밝은 사람이니까
금방 괜찮아질 거라 생각했어
근데 그 웃음이 나 없이도 이어지는 건
생각보다 오래 아프더라
네가 올린 짧은 영상 속에
처음 보는 카페가 지나갔어
같이 가자던 곳인지 확인하다
내가 뭘 하는 건가 싶었어
네가 편히 지냈으면 하다가
조금은 잠 못 들길 바라다가
그런 마음조차 들킬 곳이 없어
보내지 않을 말만 길어졌어
널 나쁜 사람으로 만들면
조금은 쉬워질 것 같았는데
내가 아팠던 날 약을 들고 오던
네 얼굴까지 미워할 순 없었어
네가 말한 권태기에
나는 내 잘못을 적었어
연락이 많았나 표현이 적었나
끝난 뒤에도 고칠 곳을 찾았어
더는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
알아듣고도 다시 물었어
네 마음이 돌아올 답이 있을까 봐
질문만 바꿔 가며 붙잡았어
마음이 변할 수도 있다는 걸
몰라서 이러는 건 아니야
너 혼자 고민하던 그 시간에
나는 다음 주를 기다렸잖아
조금 더 일찍 말해 줬다면
결국 우린 같았을지도 몰라
그래도 마지막 식사 자리에서
나 혼자 웃고 있진 않았겠지
너는 헤어지자고 말했고
이제 나도 그 말을 받아 적어
잘해 보겠다는 문장 뒤에
붙여 놨던 물음표를 지워
네가 말한 권태기를
내 이름처럼 부르지 않을게
누군가 내 하루를 궁금해할 때
얼마나 갈까 먼저 묻지 않게
사랑받던 내가 전부
착각이었다고 하지는 않을게
네가 먼저 내게 다가왔던 봄도
내가 널 놓지 못한 밤도 있었으니
지도 위에 남아 있는 별을
하나씩 지우다 그냥 두었어
네가 좋아할 것 같던 거리에도
언젠가 내 일로 가게 되겠지
오늘은 아무 사진도 안 찍고
집까지 천천히 걸어왔어
너에게 들려주지 않은 하루가
처음으로 하루만큼 지나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