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더위 제가 삽니다!" 다들 떠넘기는 대보름 더위를 혼자 몽땅 사 버린 짚신 총각 | 야담 | 옛날이야기 | 세시풍속 | 여름이야기 | 잠잘때듣는이야기
토끼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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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더위 제가 삽니다!" 다들 떠넘기는 대보름 더위를 혼자 몽땅 사 버린 짚신 총각 | 야담 | 옛날이야기 | 세시풍속 | 여름이야기 | 잠잘때듣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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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 아침, 누가 이름을 부를 때 덥석 대답하면 그 사람의 여름 더위를 대신 산다고 했습니다. 『동국세시기』에도 남은 「더위팔기」 풍속이지요. 여름 볕은 방 안에서 가리기보다 창과 벽에 닿기 전 바깥에서 가려야 덜 데워지고, 바람은 들어올 길과 나갈 길이 마주 있어야 방을 지나갑니다. 옛 한옥이 대청 앞뒤를 함께 열던 까닭이고, 유월 보름 유두에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던 것도 한여름을 나는 지혜였어요.
영조 무렵 충청도 강가의 골짜기 마을 느릅실. 아홉 해를 살고도 아무에게 이름 한 번 불려 본 적 없는 짚신 총각 부들은, 대보름 아침 남의 이름에 대신 대답해 서른 집 더위를 몽땅 사 버립니다. 고집 센 땅부자 옹 영감은 「말복까지 서른 집이 다 갚았다 하면 네가 이긴 것」이라는 내기를 걸지요. 대발을 엮고 막힌 창을 트며 한 집씩 더위를 갚아 가던 부들은, 어느 밤 짚 술 하나로 이 마을 여름이 왜 이렇게 쪄졌는지 알아냅니다. 마지막 서른째 더위는 높다란 돌담 안에 있었습니다.
지키려고 쌓은 담이 무엇까지 막고 있었는지, 그리고 이름을 불러 줄 사람이 없던 총각과 지킬 것이 많던 노인이 어떻게 같은 바람을 맞게 되는지를 생각하며 지은 이야기입니다.
느릅실 마을과 부들, 옹 영감, 곱돌댁, 은행댁은 모두 지어낸 이야기 속 사람들이고, 화면 그림과 낭독 목소리는 AI로 만들었습니다.
#더위팔기 #정월대보름 #맞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