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제 얘기도 들어 줘요 | 승지님
승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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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제 얘기도 들어 줘요 | 승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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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제 얘기도 들어 줘요
📖 이 노래가 시작된 장면
방정환의 「풍자기」에서 파리는 밤늦게 드나드는 큰아가씨를 두고 “밤 출입하는 게 신식인가요”라고 따져 묻습니다. 큰아가씨의 어머니는 딸이 공부를 마치고 사회에서 일하기 때문에 출입이 잦은 것이라고 감싸고, 딸이 어머니 곁을 떠나지 않으려 한다는 마음도 기특하게 여깁니다. 하지만 파리는 그런 설명 뒤에 숨은 사정을 의심하며, 어머니가 딸의 행동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신식’이라는 말로 믿고 있는 것은 아닌지 캐묻습니다. 이 장면에는 늦은 귀가를 둘러싼 딸과 어머니, 그리고 그 사이를 비꼬는 파리의 시선이 함께 놓여 있습니다.
🍃 그 장면에서 영감을 받은 부분
이 노래는 그 장면의 구체적인 질문인 “밤 출입하는 게 신식인가요”를 제목과 화자의 귀가 장면으로 옮겨 옵니다. 다만 노래 속 화자는 밤늦게 책방에서 시를 읽고 돌아와, 어머니에게 자신의 일을 숨기거나 변명하기보다 직접 말하려 합니다. ‘신식’이라는 말을 둘러싼 원작의 의심은 여기서 자신이 쓴 시를 끝까지 읽고 싶었다는 고백과, 떨리고 잘하지 못한 순간까지 들어 달라는 부탁으로 바뀝니다. 원작과 같은 사건을 이어 가는 것이 아니라, 늦은 밤 집에 돌아온 사람이 어머니 앞에서 자기 이야기를 꺼내는 작은 연결입니다.
🎧 이 부분에 귀 기울여 보세요
반복되는 “엄마, 제 얘기도 들어 줘요”에 귀 기울여 보세요. 화자는 처음에는 늦었다는 말보다 자신이 오늘 처음 쓴 시를 읽었다는 말을 먼저 꺼내고, 이어 “떨렸다는 말도 할 수 있게”, “오늘은 숨기지 않을게요”라고 조금 더 솔직해집니다. 마지막에는 “벗다 만 구두를 벗고” 어머니 옆에 앉아 “첫 줄을 소리 내 읽어요”. 잘했다고만 말해 달라는 노래가 아니라, 잘한 일과 서툰 일을 함께 말할 시간을 청하는 노래로 들을 수 있습니다.
🎵 가사
[Verse]
엄마, 잠깐만요
아직 안 주무셨네요
책방에서 시를 읽다가
생각보다 늦었어요
구두 한 짝 벗다 말고
괜찮았다고 하려다가
오늘 처음 내 시를 읽었다고
그 말부터 꺼내 봐요
엄마, 제 얘기도 들어 줘요
늦었다는 말은 조금 뒤에
엄마, 제 얘기도 들어 줘요
잘한 일만 있는 건 아녜요
아까 책방 의자에 앉아
내 차례를 기다렸어요
앞사람이 종이를 접는데
나는 물만 자꾸 마셨어요
첫 줄부터 말이 꼬여서
그만 앉고 싶었지만
친구가 재촉하지 않아서
틀린 데부터 다시 읽었죠
엄마, 제 얘기도 들어 줘요
떨렸다는 말도 할 수 있게
엄마, 제 얘기도 들어 줘요
다 괜찮다 하진 않을게요
전화 한 통 못 드린 건
내가 미안해요
엄마는 켜 둔 불 아래서
내가 말하기를 기다려요
밤 출입하는 게 신식인가요
그런 건 나는 잘 몰라요
내가 쓴 시 한 편을
끝까지 읽고 싶었어요
엄마, 제 얘기도 들어 줘요
아직 목소리가 떨려도
엄마, 제 얘기도 들어 줘요
오늘은 숨기지 않을게요
벗다 만 구두를 벗고
엄마 옆에 앉아요
접어 온 종이를 펴고
첫 줄을 소리 내 읽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