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Монстру, который меня спас | playlist

추리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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Монстру, который меня спас | playlist

1 248 просмотров · 14 часов назад
추리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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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갈비뼈 아래에 묵직한 살덩어리가 얹혀 있었다. 배를 가르고 들어온 남의 장기는 첫날부터 내 본래 뼈대를 밀어내며 자리를 잡았다. 석 달 동안 피고름을 쏟아내던 절개선은 세 갈래로 벌어졌다가, 반년이 지나자 허연 지렁이 모양의 흉터로 굳어졌다. 수술대에서 눈을 뜬 뒤로 매일 아침과 저녁에 흰 알약 네 개를 삼켰다. 내 몸이 타인의 장기를 적으로 오인해 공격하지 못하도록 방어벽을 깎아내는 약이었다. 알약을 넘길 때마다 혀 밑바닥에 설익은 쇠 냄새가 맴돌았다. 마키는 내 안색이 나날이 촛농처럼 투명해진다고 말했다. 얇아진 살갗 아래로 푸른 핏줄이 도드라졌고, 눈동자는 겉면만 번들거렸다. 나는 간신히 목숨을 건졌으나, 어딘가 잘못 조립된 인형처럼 삐걱거렸다. 호수를 끼고 있는 북쪽 언덕의 집은 인적이 드물었다. 집 뒤편에는 소나무 숲이 빽빽하게 벽을 두르고 서 있었고, 마당 끝 낭떠러지에는 붉은 마가목 잎이 불붙은 듯 번져 있었다. 저녁이 내리면 물결은 핏빛을 삼키며 천천히 어두워졌다. 바람이 불 때마다 소나무 가지들이 서로의 몸을 비벼대며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냈다. 이상한 징후는 수술 후 다섯 달이 지나던 무렵에 시작되었다. 낭떠러지 쪽 높은 지지대 위에 얹어놓은 평상에 앉아 물살을 내려다보고 있을 때였다. 붉은 잎사귀들이 머리 위로 낮게 처져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 난데없이 아랫배 깊은 곳에서 팽팽한 활시위가 퉁겨져 나가는 듯한 파동이 일었다. 내 심장 박동이 아니었다. 갈비뼈 안쪽에 단단히 봉합된 타인의 간이 독자적으로 꿀렁거리며 피를 뿜어내는 감각이었다. 그와 동시에 시야가 붉은 막을 씌운 것처럼 일그러졌다. 저 아래 평상 밑을 지나 마당을 가로질러 걷던 마키의 뒷모습이 눈에 박혔다. 하얗고 가느다란 목덜미, 그 연한 살갗 밑에서 팔딱거리며 뛰는 맥박. 저 목을 두 손으로 틀어쥐고 단번에 비틀어버리면 어떤 소리가 날까. 연골이 으스러지는 순간의 파열음과 뜨거운 숨이 멎는 찰나의 환희.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 열 개의 손가락 틈새로 내 눈동자가 번들거렸다. 손바닥 안에 고인 내 거친 숨이 불에 덴 것처럼 뜨거웠다. 살갗을 찢고 붉은 피를 손에 묻히고 싶다는 갈증. 그건 한 번도 품어본 적 없는 흉포한 욕망이었다. 나는 평생 남에게 큰소리 한번 내지 못하던 겁쟁이였다. 길바닥에 쓰러진 들짐승 앞에서도 눈을 질끈 감던 위인이었다. 그런 내 안에서 솟아난 살육의 충동은 결코 내 것일 수 없었다. 해답은 하나뿐이었다. 내 갈비뼈 밑에서 숨 쉬고 있는 타인의 장기. 퇴원 전, 당직실 바닥에 떨어져 있던 진료 서류철의 찢긴 봉투가 떠올랐다. 기증자의 신원은 법적으로 비밀이었으나, 서류 겉면에 삐뚤빼뚤하게 적혀 있던 이름이 있었다. '센, 28세.' 그 이름은 호숫가 주변에 나돌던 소문과 무섭도록 맞아떨어졌다. 지난가을, 호수 건너편 소나무 숲에서 세 명의 젊은 여자가 차례로 목이 졸린 채 발견되었다. 범인은 잡히지 않았고,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북쪽 벼랑에서 차를 몰고 호수로 뛰어내려 즉사한 남자가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를 센이라고 불렀다. 그 살인마의 간이 내 몸속에서 피를 거르고 있었다. 장기를 건네받은 사람이 기증자의 성향과 충동을 고스란히 이어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살인자의 장기가 내 혈관을 장악하고, 그자의 잔인한 굶주림이 내 숨통을 쥐어흔들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나는 밤마다 눕지 못했다. 호숫가 벼랑 끝 평상에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붉은 마가목 잎이 수면 위로 뚝뚝 떨어져 내렸다. 저 아래 숲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나는 난간을 부서져라 쥐었다. 뛰어내려 저들의 목덜미를 낚아채고 싶었다. 센의 혼이 내 옆구리를 걷어차며 소리치는 것 같았다. '너도 어차피 다 죽어가던 놈이잖아. 내 살점으로 살아났으니 이 갈증을 채워.' 입술을 짓씹으며 머리를 쥐어뜯었다. 손톱 밑이 가려웠고 턱관절이 굳어 침이 흘렀다. 이대로 가다가는 언젠가 정말로 마키를, 아니면 밤길을 걷는 누군가를 덮치게 될 것이었다. 어스름이 호수를 집어삼키던 저녁, 나는 밥상 위에 놓여 있던 과도를 집어 들었다. 손잡이를 쥔 손바닥에 축축한 땀이 배어들었다. 마당 끝 평상 밑, 소나무들이 얽힌 길목에 웅크리고 숨었다. 솔잎을 밟는 발소리가 들렸다. 손전등 불빛 하나가 어둠을 헤치며 다가오고 있었다. 마키였다. 내 안의 심장이 미친 듯이 요동쳤다. 갈비뼈 아래가 불로 지지는 것처럼 뜨거웠다. '지금이다. 저 하얀 목을 베어 넘겨.' 센의 숨결이 귓전을 찢었다. 나는 이를 악물고 칼을 든 채 덤불 밖으로 튀어나갔다. "마키!" 내가 비명을 지르며 칼끝을 겨눈 순간, 마키는 물러서지도 비명을 지르지도 않았다. 그저 익숙한 손짓으로 손전등의 각도를 돌려 내 눈앞을 똑바로 비추었을 뿐이다. 강한 불빛에 눈이 멀어 나는 얼결에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손가락 틈새로 내다본 마키의 표정에는 공포나 당혹감이 없었다. 오랫동안 병자를 간호해온 사람 특유의 무겁고 무표정한 피로만 짙게 내려앉아 있었다. "또 칼을 들고 나왔네." 마키가 낮게 탄식했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다가와 내 손목을 낚아챘다. 뼈마디를 짓누르는 단단한 악력에 내 손에서 칼이 힘없이 툭 떨어졌다. "이러지 마…… 센이 내 안에서 날 부수고 있어! 그 살인마의 피가 내 온몸을 돌고 있다고!" 내가 악을 쓰며 주저앉자, 마키는 한숨을 쉬며 품에서 작은 약통과 접힌 종이 몇 장을 꺼내 내 발치에 던져놓았다. "센은 사람을 해친 적이 없어." 마키의 음성은 잔잔한 수면처럼 가라앉아 있었다. "센은 네 동생 이름이잖아. 이십 년 전 이 호수에 빠져 죽은 네 남동생. 넌 그 아이를 살리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갇혀 평생을 앓아왔어. 간 이식 수술을 받고 독한 면역억제제를 삼키기 시작하면서 그 헛것들이 다시 고개를 든 것뿐이야."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 나갔다. "그럼…… 숲에서 발견된 여자들은? 호수에 차를 던진 그 남자는?" "이 일대에서 그런 일은 일어난 적 없어. 네 서랍에 가득한 사건 기사들, 전부 네가 신문 귀퉁이 글자들을 오려 붙이고 손으로 직접 베껴 쓴 것들이야." 마키는 내 떨리는 손등을 지그시 눌렀다. 바닥에 떨어진 처방전 위로 손전등 불빛이 떨어졌다. 장기 기증자의 서류에는 나가노의 과수원에서 사과를 가꾸다 뇌출혈로 세상을 뜬 쉰다섯 살 농부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 내 이름 옆에 선명하게 찍힌 진단명이 보였다. '기질성 망상장애 및 조현형 정신병증.' 살인마는 없었다. 내 핏줄을 오염시킨 악마 같은 영혼도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 동생을 지키지 못했다는 끔찍한 자책감을 견디지 못한 내 부서진 뇌가, 스스로를 구제 불능의 괴물로 포장해 죄의식을 회피하려 만들어낸 비겁한 연극이었다. 갈비뼈 밑에 조용히 손을 얹었다. 타인의 살덩이는 아무런 원망도 악의도 없이, 그저 조용히 피를 거르는 본분을 다하고 있었다. 진짜 썩어 문드러진 것은 내 머리통 속이었다. 모든 것이 허탈한 착각이었음을 깨닫고 마키의 부축을 받아 일어서려던 순간이었다. 마키가 몸을 숙여 바닥에 떨어진 과도를 줍다가 겉옷 앞섶이 비스듬히 벌어졌다. 손전등 불빛이 그녀의 쇄골 아래를 언뜻 스쳤다. 그녀의 하얀 살갗 위에, 세 갈래로 거칠게 찢겼다 아문 깊은 자상 자국이 새겨져 있었다. 오래된 흉터였다. 맹수의 발톱에 뜯긴 듯한 흉측한 흔적. 그리고 그녀의 가방 옆단이 벌어지며 그 안쪽 바닥에 떨어진 낡은 증명서 한 장이 눈에 들어왔다. 현립 병원의 장기 적출 확인서였다. 사망자 신원 난에는 선명한 고딕체로 '센(28세)'이라는 이름이 인쇄되어 있었고, 그 아래에는 '형사 사건 피의자 압수 및 부검 후 기증 승인'이라는 붉은색 관인이 찍혀 있었다. 손등을 타고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동생 센은 이십 년 전에 죽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방금 본 서류에 적힌 스물여덟 살의 센은 누구인가. 마키의 가슴에 남은 저 세 갈래 흉터는 대체 어디서 생긴 것인가. 마키는 서둘러 서류를 가방 안 깊숙이 밀어 넣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입가에 피어난 미소는 지나치게 다정해서 기이했다. "자, 이제 약 먹고 들어가서 자자. 다 네 착각이야." 그녀가 내민 손은 한없이 따뜻했으나, 그녀의 눈동자는 얼어붙은 호수처럼 깊이를 알 수 없는 암흑으로 가라앉아 있었다. 나는 다시 두 손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 손가락 틈새로 마키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져 내 발치를 덮쳐오고 있었다. 갈비뼈 아래의 살덩이가 또다시, 아주 미세하게 쿵, 하고 박동하기 시작했다. 나를 집어삼키려 하는 이 맹수는 과연 내 망상 속 허상인가, 아니면 저 여자가 내 뱃속에 고이 숨겨둔 진짜 살인마의 숨결인가. 붉은 마가목 잎이 어둠 속으로 소리 없이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 ✉ mty451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