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 속 미제 사건들_#3. 사라진 운전자 - 남해고속도로 모닝 실종 사건
[다우미디어센터]동아대학교 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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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 속 미제 사건들_#3. 사라진 운전자 - 남해고속도로 모닝 실종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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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주 월요일 오후 12 : 30 / 17 : 30
🗺️ 동아대학교 승학캠퍼스, 부민캠퍼스
📼 다우미디어센터 유튜브 채널, 홈페이지 업로드 : 매주 월요일 14 : 00
제작 의도 : 세상에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미제 사건들이 많이 남아 있다. 이러한 미제 사건들의 전말과 배경을 풀어내어 청자들에게 흥미를 유발하는 라디오를 제작하고자 한다.
찬희 : 윌슨, 벌써 출근했나? 오늘은 꽤 일찍 왔군. 자네도 알다시피 여기 이 사무소 벽면을 꽉 채운 먼지 쌓인 서랍장에는 내가 평생을 탐정으로 살면서 유일하게 해결하지 못한 사건들이 잠들어 있지. 자네는 아직 나의 조수지만 언젠가 나를 뛰어넘는 훌륭한 탐정이 된다면, 이 미제 사건들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네. 오늘 윌슨 자네에게 들려줄 미제 사건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하지. 귀 기울여 듣게, 탐정 사무소 탐정 정찬희의 이야기를.
찬희 : 자, 그럼 오늘은 세 번째 사건 파일의 낡은 먼지를 털어내보도록 하지. 약 13년 전의 사건이지. 때는 2013년 5월 27일이었지.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굵은 장대비가 쏟아지던 궂은 날씨였지. 저녁 8시경, 경상남도 진주시 문산읍 소문리에 위치한 남해고속도로 문산 나들목 인근에서 첫 번째 사고가 발생했네. 서씨 부부가 타고 가던 BMW X6 차량이 과속을 하다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가드레일을 아주 강하게 들이받은 거야. 서씨 부부의 증언에 따르면, 사고 직후 차에서는 매캐한 가스 냄새가 났고 조수석에 있던 아내는 잠시 기절했다고 해. 깨어난 아내가 남편을 깨웠지만 남편은 일어나지 않았고, 이후 아내 역시 의식이 끊겨 기억이 명확하지 않다고 했지. 그런데 진짜 등골이 서늘해지는 기이한 우연은 그로부터 불과 5분 뒤인 8시 5분경에 일어났어. 당시 55세였던 여성 강임숙 씨가 운전하던 조그만 기아 모닝 차량이, 놀랍게도 서씨 부부의 사고 현장 바로 맞은편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2차 추돌 사고를 낸 거지. 칠흑 같은 어둠과 쏟아지는 비바람 속에서, 왕복 차선을 사이에 두고 두 대의 차량이 데칼코마니처럼 마주 보며 사고가 난 거라네.
찬희 : 그런데 윌슨, 이 사건이 기이한 미제 사건이 된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네. 두 번째 사고가 발생하고 불과 2분이 지난 8시 7분, 뒤따르던 다른 차량의 목격자가 이 아수라장이 된 현장을 발견하고 경찰에 다급히 신고를 했어. 그리고 8시 8분, 신고를 받은 구난차가 현장에 도착했지. 이 구난차는 사고가 난 두 차량 중 강씨의 모닝 차량만 인근에서 가장 가까운 문산휴게소로 견인해 옮겼어. 그 시각, 서씨 부부의 부서진 BMW X6 차량은 아직 사고 현장에 덩그러니 남아있었지. 마침내 8시 20분, 고속도로 순찰대가 현장에 도착해 사고 수습과 조사를 시작했는데... 여기서 온몸의 털이 쭈뼛 서는 사실이 하나 발견됐네. 문산휴게소로 옮겨진 모닝 차 안팎 그 어디에도, 운전자였던 강임숙 씨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던 거야. 차량 안에는 강임숙 씨의 소지품만 덩그러니 남아있었지. 경찰이 모닝 차량을 견인했던 구난차 기사에게 다급히 행방을 물었지만, 기사는 견인할 때부터 이미 차 안에는 아무도 없었어요라는 소름 돋는 증언을 내놓았어. 구난차 기사의 말이 사실이라면, 대체 강씨가 스스로 운전을 한 것인지조차 알 수 없는 미궁 속에 빠지게 된 거지. 우선 경찰은 강씨가 사고 직후 두려움에 스스로 잠적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네. 경찰 특공대는 물론이고 잠수부, 수색견까지 총동원되었지. 수중 탐지기와 금속 탐지기를 이용해 고속도로 주변과 배수로까지 다각도로 샅샅이 뒤졌어. 하지만 강임숙 씨는 마치 처음부터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처럼, 단 하나의 단서도 남기지 않은 채 완벽하게 증발해 버리고 말았네.
찬희 : 사건이 미궁 속으로 빠져들자, 경찰과 전문가들은 몇 가지 유력한 가설들을 세우고 진실을 쫓기 시작했지. 첫 번째로 떠오른 가설은 바로 뺑소니 사고 후 은폐 및 잠적설이야. 빈 모닝 차량을 조사하던 중, 앞유리에서 누군가의 머리가 강하게 부딪힌 흔적과 함께 머리카락 뭉치가 발견되었거든. 놀랍게도 DNA 분석 결과, 그 머리카락의 주인은 맞은편에서 먼저 사고가 났던 BMW 조수석의 동승자, 즉 서씨의 부인으로 밝혀졌네. 경찰은 서씨 부부가 차에서 빠져나와 고속도로 위를 서성이다가 달려오던 강씨의 모닝 차량에 치였고, 이 사고를 낸 강씨가 패닉에 빠져 현장에서 도망쳤다는 섬뜩한 시나리오를 세웠지. 두 번째 가설은 현장에 출동했던 구난차 기사 연루설이라네. 사건 당시 현장에는 여러 대의 견인차가 다녀갔는데, 두 번째로 도착했던 구난차 기사의 행동이 몹시 수상했거든. 그는 현장에 잠시 머물렀으면서도 어떤 차량도 견인하지 않고 홀연히 떠나버렸어. 게다가 뒤이어 세 번째, 네 번째로 도착한 동료 기사들에게 내가 먼저 왔었다는 사실을 절대 비밀로 해 달라고 부탁한 정황까지 포착됐지. 한 탐사보도 프로그램에서는 그를 강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기도 했었네. 세 번째 가설은 거액의 돈이 얽힌 보험 사기 및 자발적 잠적설이야. 강임숙 씨는 평소 한 달에 130만 원이나 되는 막대한 금액을 여러 보험에 납입하고 있었어. 만약 그녀가 실종되고 5년이 지나 법원에서 최종 사망 판결을 받게 된다면, 수령할 수 있는 보험금의 규모가 무려 7억 3천만 원에 달했지. 게다가 사고 당일 강씨는 부산과 대구를 오가며 1억 원에 달하는 채무 문제를 해결하러 다녔다는 사실이 밝혀졌어. 이런 경제적인 벼랑 끝 상황과 거액의 보험금이 그녀를 영원한 그림자 속으로 숨어버리게 만든 동기가 아니냐는 추측이었네. 마지막 네 번째 가설은 전문가가 제기한 시신 유실설이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한 교수는 도로에 쓰러진 강씨를 후속 차량들이 수차례 역과하면서 시신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흩어졌거나, 가드레일 넘어 배수로에 빠진 뒤 금류에 휘말려 떠내려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지.
찬희 : 하지만 윌슨, 진실이라는 건 참으로 얄궂게도 다가갈수록 멀어지는 신기루 같은 존재더군. 그토록 유력하고 그럴듯해 보였던 해답들도 결국 날카로운 현실의 모순 앞에서는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리고 말았어. 먼저 뺑소니 가설을 볼까? 모닝 앞유리에서 아내의 머리카락이 발견됐음에도, 정작 서씨 부부는 후속 사건과의 관계를 완강히 부인했지. 서씨는 유리에 금이 가 있으면 사이가 벌어져 머리카락이 끼어 들어간 것처럼 조작될 수 있다고 주장했어. 게다가 사고 직후 가스 냄새를 맡고 잠시 기절했다가 깨어났지만, 이후 다시 의식이 끊겨 기억이 명확하지 않다고 증언했지. 결정적으로 진실을 담고 있을 BMW 차량의 블랙박스는 1차 사고의 충격으로 떨어져 전원이 꺼져버렸고, 강제로 영상을 삭제한 흔적도 없었기에 객관적 증거는 영영 사라져 버린 거지. 최면수사에서 서씨 부부와 구난차 기사가 BMW 조수석에 타고 있었던 여자가 사고 당시 고속도로 위에 누워있는 것을 보았다고 공통으로 증언하긴 했지만, 이것만으로 모든 미스터리가 풀리진 않았어. 구난차 기사 연루설 역시 마찬가지야. 경찰이 현장에 출동한 구난차 기사들을 대상으로 강임숙을 보았느냐고 질문했지만, 모두 보지 못했다고 답했지. 비록 거짓말 탐지기 검사 결과는 모두 거짓말로 나타났지만, 알다시피 거짓말 탐지기는 법적 증거로 채택되지 않아. 경찰 조사에서도 양쪽 모두 확정된 증거를 찾지 못했지. 가장 솔깃했던 보험 사기를 노린 자발적 잠적설도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이 너무 많았네. 사고 당일은 비가 내리고 있었는데도 강임숙의 모닝에서는 휴대폰, 가방, 우산, 신발까지 모든 소지품이 그대로 발견되었어. 비가 쏟아지는 밤에 맨발로 멀리 가지는 못했을 거란 추측이 지배적이었지. 물론 사건 발생 5년이 지나자마자 남편이 법원에 사망 확정판결을 신청하러 다녔고, 집에 의문의 여성이 계속 왕래하며 남편을 여보라고 불렀다는 사실이 2018년 한 방송을 통해 드러나긴 했어. 하지만 유전자와 지문을 검사한 결과 그 여성은 강임숙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고, 남편은 그저 사고 후 3, 4년이 지나 우연히 만난 사이라고 해명했지. 법원 역시 강임숙이 공식적으로 뺑소니 용의자로 수배 중이기 때문에 사망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았어. 사건 당일 인근에서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며 갓길을 걷던 여성에게 돈을 빌려줬다는 목격자 증언도 있었지만, 강씨 가족들은 이미 그녀가 죽었을 것이라며 그 증언을 믿지 않았네. 이렇게 수많은 가설과 의심 속에서도 단 하나의 확실한 조각을 찾지 못해, 결국 이 사건은 영원한 미제 사건으로 남고 만 거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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