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에게 안주인 자리는 안주고 집안일만 떠넘긴 정실의 속셈 #야담 #민담 #오디오북 #옛날이야기 #설화설래야담
설화설래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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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에게 안주인 자리는 안주고 집안일만 떠넘긴 정실의 속셈 #야담 #민담 #오디오북 #옛날이야기 #설화설래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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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이 집 살림은 자네가 맡게."
남편이 첩을 데리고 들어온 날 아침, 온 집안이 숨을 죽이고 마님의 통곡을 기다리던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안방에서 걸어 나온 정실 배씨는 울지도 악을 쓰지도 않고, 허리에 찬 곳간 열쇠를 풀어 첩 모란의 손에 얹어 줍니다.
열쇠를 받아 쥔 모란은 눈물까지 글썽이며 안주인의 소임을 다하겠노라 다짐을 올립니다. 그러자 마루 끝에 앉은 배씨가 웃는 낯으로 한마디를 덧붙입니다. "다만 문중 어른들 오시는 날은, 내가 앉던 자리에 내가 앉겠네."
그날부터 집안일이 하루에 하나씩 모란에게 넘어갑니다. 부엌, 곳간, 베 짜기, 하인 단속, 장 담그기, 손님상까지. 허리에서 열쇠가 소리를 내고 하인들이 아침마다 제게 와서 일을 묻기 시작하자, 모란은 이제 이 집의 안주인이 자기라고 믿게 됩니다.
그러나 열흘을 꼬박 들여 차린 봄 제사상 앞에서, 사당 윗자리에 앉아 문중 어른들의 인사를 받는 사람은 손끝 하나 까딱하지 않은 배씨였습니다. 모란은 그 앞에서 치마를 걷고 상을 나르는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사돈댁에서 온 손님은 마당에서 자신을 맞은 모란의 손에 엽전 몇 닢을 쥐여 주며 수고가 많다고 말합니다. 장터에서는 이 집 마님이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도 집안을 척척 돌린다는 말이 돌지만, 그 마님은 한 번도 모란이 아니었습니다.
배씨는 왜 그토록 선뜻 열쇠를 내주었을까요. 매듭이 이미 느슨하게 풀려 있던 까닭은 무엇이며, 남편이 사랑채로 처소를 옮긴 날과 열쇠를 넘긴 날이 같았다는 사실은 무엇을 뜻할까요. 열쇠를 쥔 사람이 얻은 것이 자리가 아니라 일거리였음을 깨달은 모란이 나흘째 새벽 짐을 싸 대문 앞에 섰을 때, 거기 등불을 들고 먼저 와 앉아 있던 사람은 누구였을까요.
목소리 한 번 높이지 않는 정실의 다정함이 가장 얄미운 무기가 되는 이야기입니다. 손에 쥔 것이 권한인지 일거리인지, 그것을 아는 사람만이 끝내 자리를 얻습니다. 이야기가 끝날 때쯤 여러분도 지금 손에 쥔 열쇠가 어느 자리에 가 닿는 열쇠인지 한 번 돌아보게 되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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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영상의 내레이션과 일부 시각 자료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으며, 스토리 구성과 대본, 이미지 연출은 채널의 기획을 바탕으로 직접 창작한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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