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이제야 시작됩니다
다시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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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이제야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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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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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이제야 시작됩니다〉는
오래 곁에 있었지만, 너무 늦게 바라보게 된 한 사람에 대한 노래입니다.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우리는 종종 어떤 마음을 너무 쉽게 지나칩니다.
늘 내 편이 되어 주던 사람, 내가 힘들 때 말없이 곁을 지켜 주던 사람, 괜찮다고 말하며 자신의 마음은 뒤로 숨겨 두던 사람.
그런 사람은 늘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아서, 오히려 제대로 바라보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저는 이 노래를 쓰면서 그런 마음을 생각했습니다.
사람은 아플 때 자신의 아픔밖에 보지 못하기도 합니다.
하루를 견디는 것만으로 벅찬 시기에는 내가 얼마나 힘든지, 무엇이 부족한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만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지는 미처 살피지 못합니다.
내가 기대어 울 때 그 사람도 힘들었을 수 있고,
내가 괜찮아질 때까지 기다려 주던 사람 역시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상하게도
내가 하는 “힘들다”는 말은 아주 크게 느끼면서,
사랑하는 사람이 건네는 “괜찮아”라는 말은 너무 쉽게 믿어 버립니다.
정말 괜찮은 줄 알고,
원래 잘 견디는 사람인 줄 알고,
늘 그렇게 내 곁에 있어 줄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고개를 들어 보면
내 곁을 지켜 온 사람의 얼굴이 전과 다르게 보일 때가 있습니다.
‘이 사람도 많이 힘들었겠구나.’
아마 이 노래는 바로 그 순간에서 시작된 것 같습니다.
첫 구절의
“내 아픔에 눈을 감고 / 당신 곁을 지나온 날들”은
상대에게 무심했다는 고백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기 자신에게 너무 깊이 빠져 있었던 시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아서 보지 못한 것이 아니라,
내가 너무 힘들어서 보지 못했던 시간.
하지만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시간이 모두 괜찮아지는 것은 아니기에,
뒤늦게라도 상대의 마음을 바라보기 시작하는 사람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이 노래 속 화자는 처음에는 더 많은 것을 가지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조금만 더 나아지면,
조금만 더 이루면,
조금만 더 여유가 생기면,
그때는 함께 행복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 함께 먹을 수 있는 저녁 한 끼를 내일의 일과 바꾸고,
지금 옆에 있는 사람과 보내는 시간을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미뤄 둡니다.
저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합니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살아가면서
정작 행복일지도 모르는 순간들을 자꾸 다음으로 미루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무언가를 더 가진 뒤에 행복하려 하고,
조금 더 높은 곳에 오른 뒤에 편안해지려 하고,
모든 문제가 해결된 뒤에야 사랑하는 사람을 제대로 바라보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삶은 좀처럼 모든 것을 정리해 놓고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상처가 완전히 사라진 날만 살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걱정이 모두 끝난 다음에야 사랑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때로는 아픈 채로 살아가고,
부족한 채로 서로를 안아 주고,
완전히 괜찮아지지 않은 마음으로도 누군가의 손을 잡으며 살아갑니다.
그래서 이 노래에서 말하고 싶었던 행복은
아무 상처도 없는 행복이 아닙니다.
힘든 날에도 내 손을 놓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리고 이제는 나도 그 사람의 손을 놓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
그런 마음에 더 가깝습니다.
특히 이 곡에서는 같은 사람을 바라보는 화자의 시선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처음에는
“이제야 당신이 보입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사람을 뒤늦게 발견하는 순간입니다.
그런데 마지막에는
“이제는 당신을 바라봅니다”라고 말합니다.
저에게는 이 두 문장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보인다는 것은 어쩌면 어느 순간 찾아오는 깨달음일 수 있지만,
바라본다는 것은 그 이후의 선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부터는 당신의 마음을 보겠다는 것.
당신이 어떤 하루를 보내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꿈을 가지고 있는지를 함께 바라보겠다는 것.
그래서 브리지에는
“당신이 좋아하던 노래를 / 이제는 나도 외워 봅니다”라는 말을 넣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에는 얼마나 관심을 가졌는지 돌아보는 마음이었습니다.
또
“늘 나를 위해 비워 둔 시간 / 이젠 당신의 꿈으로 채워요”라는 말에는
한 사람이 계속해서 양보하고 기다리는 관계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을 담았습니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유지되는 사랑이 아니라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삶과 꿈을 살아갈 수 있는 사랑.
한쪽만 기대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어 쉴 수 있는 관계.
그래서 마지막에는
“말없이 견디지 않아도 돼요 / 내게도 기대어 쉬어 가요”라고 말하게 됩니다.
이 노래에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변화는
‘나의 행복’에서 ‘우리의 행복’으로 넘어가는 과정입니다.
처음에는 나의 상처가 먼저였고,
나의 삶이 먼저였고,
나의 행복이 먼저였습니다.
하지만 한 사람을 제대로 바라보기 시작하면서
행복의 모양도 조금 달라집니다.
더 많이 가지는 것보다 함께 편하게 웃는 것,
더 높은 곳에 오르는 것보다 같은 길을 걷는 것,
나 혼자 괜찮아지는 것보다 서로 편히 기대어 살아가는 것.
어쩌면 사랑은 처음 만났을 때 한 번 시작되고 끝나는 감정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래 함께 살아도
어느 날 처음으로 상대의 아픔을 알아보게 될 수 있고,
오래 사랑해 왔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느 순간 처음으로 그 사람의 삶을 진심으로 바라보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목을
〈사랑은 이제야 시작됩니다〉라고 붙였습니다.
너무 늦은 고백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저는 오히려 이 말에 작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까지 잘하지 못했더라도
이제부터는 다르게 사랑할 수 있다는 것.
그동안 놓쳤던 마음이 있더라도
오늘부터 다시 바라볼 수 있다는 것.
사랑은 어쩌면
한 사람을 처음 만나는 순간보다
그 사람을 한 사람의 온전한 삶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는 순간에
다시 시작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노래를 듣는 동안
곁에 있는 누군가의 얼굴이 한 번쯤 떠올랐으면 좋겠습니다.
늘 괜찮다고 말했던 사람,
내가 힘들 때 말없이 옆에 있었던 사람,
너무 익숙해서 미처 고맙다고 말하지 못했던 사람.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 사람이 나를 얼마나 사랑해 주었는지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요즘 그 사람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무엇 때문에 웃고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는지,
어떤 꿈을 아직 마음속에 품고 있는지,
잠시 바라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한 사람을 다시 바라보는 순간,
어쩌면 사랑은
그제야 다시 시작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은 이제야 시작됩니다〉
---
내 아픔에 눈을 감고
당신 곁을 지나온 날들
괜찮다는 그 말 한마디
너무 쉽게 믿었습니다
기대어 울던 내 어깨 너머
당신도 울고 있었나요
이제야 고개를 들어
그 눈을 바라봅니다
이제야 당신이 보입니다
나만큼 아팠던 한 사람
상처가 아물지 않은 날에도
내 손을 놓지 않은 사람
더 많은 것을 갖기보다
당신과 편히 웃고 싶습니다
나만의 행복을 넘어
당신도 행복한 사랑으로
조금만 더 가지게 되면
행복해질 거라 믿었죠
함께 먹던 저녁 한 끼를
바쁜 내일과 바꾸면서
상처가 모두 지워져야만
사는 건 아닌가 봅니다
아픈 날 곁을 지켜 주는
그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이제야 당신이 보입니다
나만큼 아팠던 한 사람
상처가 아물지 않은 날에도
내 손을 놓지 않은 사람
더 많은 것을 갖기보다
당신과 편히 웃고 싶습니다
나만의 행복을 넘어
당신도 행복한 사랑으로
당신이 좋아하던 노래를
이제는 나도 외워 봅니다
늘 나를 위해 비워 둔 시간
이젠 당신의 꿈으로 채워요
이제는 당신을 바라봅니다
내 곁에 살아온 한 사람
말없이 견디지 않아도 돼요
내게도 기대어 쉬어 가요
더 높은 곳에 오르기보다
당신과 같은 길을 걷겠습니다
나만의 행복을 넘어
우리의 행복을 배웁니다
사랑은 이제야 시작됩니다
내 눈에 당신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