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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앞에서

baozee_바로 오늘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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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앞에서

258 просмотров · 2 месяца назад
baozee_바로 오늘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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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덕(德), 넉넉할 유(裕). 이름만 봐도 어떤 산인지 알 것 같다. 백두대간 한 허리를 비스듬히 차지하고 겨울이면 서쪽 바다 건너온 바람이 쏟아놓고 간 눈을 고스란히 받아 삼동을 흰머리를 하고 지내는 산. 그 너른 자락과 깊은 주름 속 골짜기마다 착한 사람들이 사는 마을을 품고 무겁게 좌정한 산. 뾰족한 돌산은 최소한으로 갖춰놓고 오로지 너그러움과 온후, 순덕을 말없이 웅변하는 듯한 산. 그 산 등달(산잔등, 산등성이)을 오래 알고 지내는 지인들과 1박2일 동안 즐거이 밟고 왔다. 산길을 걷는 동안 맨 꼬랑지에 서서 앞선이 기다리든가 말든가 이산 저산 사진도 찍고, 나는 누구이며 뭐를 하려는 인간인지 등등을 한갓되이 머릿속으로 그려보기도 했다. 영상 속 산 사진과 노랫말은 그런 소행의 소산이다. #덕유산 #설천봉 #향적봉 #동엽령 #칠이남쪽대기봉 #무룡산 #삿갓재 #월성치 #남덕유산 #서봉 #영각사 *** 말하지 않고도 말하는 법을 창공을 울리고 대지를 두드려 소리 없이 외쳐온 억겁의 침묵 비바람 몰아쳐도 흔들리지 않고 찬 눈 내려도 꿋꿋이 견디며 높은 곳에 서서 낮은 곳을 품는 덕유산의 저 도저한 너그러움 오로지 넓어라 깊고 무거워라 산아, 네 앞에 서면 내가 너무 작아 보인다 말은 적게, 행동은 무겁게 생각은 깊은 사람이 되어 성급한 마음 내려놓고 손순(遜順)하게 살고 싶다 높다고 자랑하지 않는 산처럼 가졌다고 내세우지 않는 사람 없어도 절대 비굴하지 않은 사람 억울해도 좀체 원망하지 않는 사람 그 바람 잊고 허튼짓 하고 나면 맘 다친 네 걱정에 나도 아파서 산을 바라보다 나를 돌아보네 오로지 넓어라 깊고 무거워라 산아, 네 앞에 서면 내가 너무 작아 보인다 오늘도 산 아래 서서 산을 본다 조금은 천천히 살아가리라 높이 오르려 하기보다 깊은 사람이 되어가리라 산은 말이 없고 나는 또 묻는다 어떻게 살아야 사람다운 것인가 산은 대답 대신 묵묵히 그 자리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