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선 밴드 10월의 선정시_지붕 위에 앉은 박_작사 김철현_작 편곡 수노_기획 윤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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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선 밴드 10월의 선정시_지붕 위에 앉은 박_작사 김철현_작 편곡 수노_기획 윤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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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위에 앉은 박_작사 김철현
초가집 지붕 위
크고 작은 박들이 익어 갈 때면
하얀 몸마다 달빛이 내려앉아
보름달 몇 개가 처마에 걸려 있었다
큰 박 반으로 갈라 쌀을 씻고
작은 박에는 샘물을 길어 오시던
어머니의 굽은 손끝 따라
박바가지는 조금씩 빛을 잃어 갔다
손때 묻어 거무스름해질수록
가족의 밥 냄새는 깊어지고
한 바가지 물에도 어머니의 하루가
둥근 달처럼 가득 담겨 있었다
추석날 밤 고향집 바라보니
지붕 위에 보름달 하나 앉아 있다
저 달도 어머니가 오래 쓰시던
손때 묻은 박바가지인가 보다
후렴
손때 묻어 거무스름해질수록
가족의 밥 냄새는 깊어지고
한 바가지 물에도 어머니의 하루가
둥근 달처럼 가득 담겨 있었다
추석날 밤 고향집 바라보니
지붕 위에 보름달 하나 앉아 있다
저 달도 어머니가 오래 쓰시던
손때 묻은 박바가지인가 보다
지붕 위에 앉은 박_김철현_시평(詩評) 윤기영
이 시는 초가집 지붕의 박을 보름달과 어머니의 박바가지로 연결하여, 추석과 고향의 그리움을 따뜻하게 되살린 작품이다. 박은 단순한 사물이 아니라 어머니의 손길과 가족의 삶을 품고 있는 기억의 오브제가 된다. “하얀 몸마다 달빛이 내려앉아 / 보름달 몇 개가 처마에 걸려 있었다”는 표현이 인상적이다. 둥근 박과 보름달의 닮은 모습을 자연스럽게 겹쳐 놓으며 고향의 정취를 선명하게 살려낸다. “손때 묻어 거무스름해질수록 / 가족의 밥 냄새는 깊어지고”라는 구절은 이 시의 중심이다. 빛을 잃어 가는 박바가지와 달리 가족의 사랑은 더욱 깊어진다는 역설이 어머니의 삶을 뭉클하게 드러낸다. “저 달도 어머니가 오래 쓰시던 / 손때 묻은 박바가지인가 보다”에서는 보름달과 박바가지, 어머니가 하나의 이미지로 완성된다. 추석의 달을 바라보는 순간, 그리운 어머니가 다시 고향집 풍경 속으로 돌아온다. 「지붕 위에 앉은 박」은 박–박바가지–보름달–어머니로 이어지는 오브제의 연결이 돋보인다. 소박한 옛 생활도구 하나를 통해 고향과 모성의 그리움을 깊고 따뜻하게 길어 올린 서정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