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할머니 생신상 치우느라 정신없는데 평소 날 질투하던 동서가 내 발을 걸어 넘어뜨리는데 형님 그니까 조심했어야죠ㅋ그 순간 음식물을 뒤집어쓰고 일어선건 제가아니라 시어머니였죠
달빛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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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할머니 생신상 치우느라 정신없는데 평소 날 질투하던 동서가 내 발을 걸어 넘어뜨리는데 형님 그니까 조심했어야죠ㅋ그 순간 음식물을 뒤집어쓰고 일어선건 제가아니라 시어머니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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맏며느리 경애는 귀가 들리지 않는 백 살 시할머니의 손짓을 알아듣는 유일한 식구입니다.
시할머니의 말을 옮겨 드리다 수어통역사까지 된 경애를, 시어머니는 31년 동안 못마땅해했습니다.
시할머니 백수연 날, 경애는 시할머니가 아흔아홉에 처음 배운 글씨로 쓴 "유언" 봉투를 맡습니다.
그런데 상을 치우던 경애의 발목에 동서의 발이 걸리고, 쟁반이 허공으로 날아갑니다.
"어머, 형님 그니까 조심하셨어야죠."
웃음 섞인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음식을 뒤집어쓰고 일어선 사람은 시어머니였습니다.
동서는 곧장 경애 탓을 하고, 모든 걸 본 시할머니가 손짓으로 증언하지만 그 말을 옮길 수 있는 사람은 경애뿐입니다.
"형님 통역을 누가 믿어요?"
그날 밤 시할머니는 폐렴으로 쓰러지고, 앞치마 속 유언 봉투는 감쪽같이 사라집니다.
백 살 시할머니는 그 봉투에 대체 누구의 이름을 적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