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묵 팔아 강남에 20층 빌딩 두 채를 올렸습니다… 삼호어묵 몰락의 전말
경제스토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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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묵 팔아 강남에 20층 빌딩 두 채를 올렸습니다… 삼호어묵 몰락의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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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묵은 이 나라에서 국민 반찬으로 불립니다. 도시락에도, 떡볶이 냄비에도, 포장마차 국물에도 들어가는 그 어묵을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세 해 연속 가게에서 가장 많이 판 이름이 삼호어묵입니다. 그런데 그 이름을 처음 봉지에 찍은 원양 회사 삼호물산은 1992년 봄, 은행에도 알리지 않고 법원에 회사를 맡겼습니다. 그 무렵 쓰러진 상장사 서른두 곳 가운데 땅과 건물을 가장 많이 쥐고 있던 회사였습니다. 그리고 그 회사가 올린 20층 쌍둥이빌딩은 지금도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삼호물산빌딩」이라는 이름으로 서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 회사가 명태 파동과 무리한 사업확장 때문에 쓰러졌다고 말합니다. 1980년대 말 한국 배는 미국 앞바다에서 밀려났고, 1989년에는 한국에 배정되던 명태 몫이 0이 됐고, 명태값은 두 배를 넘겼습니다. 바다에서 온 충격은 실제로 있었고 셌습니다. 하지만 같은 630달러에 명태를 산 대림수산은 흑자를 냈고, 삼호물산은 한 해에 170억 원을 잃었습니다. 명태값 때문에 게맛살과 어묵에서 난 적자는 그중 50억 원이었습니다. 그리고 1992년 3월 명태 파동을 직접적인 원인으로 적은 바로 그 신문 기사 안에, 한 간부의 전혀 다른 증언이 들어 있었습니다.
열아홉에 혼자 서울로 올라와 남의 가게 앞 좌판에서 생선을 팔던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1970년대 중반 이 나라에서 유통되는 명태의 60퍼센트를 손에 쥐었고, 부실 원양 트롤선 다섯 척을 사들여 알래스카 바다로 보냈습니다. 1985년에는 경기도 안성에 15억 원짜리 공장을 세워 봉지 어묵을 내놓습니다. 광고 문구는 「알라스카에서 왔읍니다」였습니다. 한 해 400억 원 정도이던 어묵 시장은 네 해 만에 1,000억 원을 넘보게 됩니다. 그런데 가장 많이 번 1990년, 회사는 잡는 어업에서 단계적으로 손을 떼고 열 해 안에 매출 1조 원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내겁니다.
여섯 해 동안 번 순이익은 약 107억 원. 쓰러질 때 쥐고 있던 땅과 건물은 491억 원이었습니다. 양재동 20층 쌍둥이 오피스텔은 전체 면적의 절반 남짓만 팔고 나머지는 임대료를 받겠다며 쥐고 있었고, 제주 중문관광단지에 산 2만 5천여 평의 호텔 부지에는 끝내 호텔이 올라가지 못했습니다. 한 간부는 그때 다 팔았다면 적어도 400억 원을 남겼을 거라고 털어놓았습니다. 멈춰 선 은행빚 1,341억 원, 채권자들이 끝내 받지 않기로 한 693억 원, 사실상 휴짓조각이 된 소액주주 1만 1천여 명의 주식. 그리고 2026년 봄, 아흔을 넘긴 창업주가 회장으로 있는 같은 이름의 회사가 창립 50주년을 맞았습니다. 그 회사의 주소는 바로 그 쌍둥이빌딩 B동 10층입니다.
🔖 챕터:
00:00 알라스카에서 왔다던 어묵, 땅 부자 1위
02:21 안성 15억 공장, 1,000억을 넘본 어묵
05:56 명태값 두 배의 겨울, 7억과 170억
09:14 20층 쌍둥이빌딩, 절반만 팔고 쥐고 있던 돈
13:35 그 빌딩 B동 10층, 창업주의 5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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